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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 Apr 26. 2024

종이 캠핑장


치즈 플레이트

먹고 싶어서 만들었다.

치즈 플레이트 스톱모션을 만든다는 핑계로 마트에 가서 각종 비싼 치즈와 살라미를 다량 구매해서 맛있게 잘 먹었다는.




캠핑 1

가고 싶어서 만들었다.

이 작업을 할 때 한창 캠핑이 유행이었고 캠핑카를 비롯한 성능 좋고 예쁜 장비들이 대거 출몰해서 눈을 사로잡고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마침 모든 면에서 갈 형편이 못 되어서 종이 캠핑장을 만들었다. 해서 아무도 못 가는 나만의 캠핑장에서 실컷 놀 수 있었다. 안네도 말하지 않았던가? 종이는 인간보다 참을성이 많다고. 종이가 있는 한 우리는 외롭지 않을 것이다.




캠핑 2

예전에 못 만들었던 걸 좀 더 잘 만들고 싶어서 만들었다.

포인트는 컵라면이다. 어릴 때부터 사회에 불만이 많았다. 특히 라면 포장지에 그려진 각종 토핑이 실제 라면에는 없다는 사실에 동심은 상처를 받았고, 깨알 같은 글씨의 '본 상품 이미지는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를 뒤늦게 발견할 때마다 왠지 속은 것 같은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계란과 표고버섯, 어묵과 쑥갓이 그대로 다 들어있는, 이미지 컷과 동일한 컵라면의 이상 세계를 꿈꾸면서 만들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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