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당신의 기억, 행복한가요?
나쁜 기억은 행복의 홍수 아래로 가라앉게 해. 수도꼭지를 트는 것은 네 몫이란다.
기억은 일종의 약국이나 실험실과 유사하다. 아무렇게나 내민 손에 어떤 때는 진정제가 때론 독약이 잡히기도 한다.
기억은 물고기처럼 물속 깊이 숨어있단다.
이게 연못의 수면이라고 치자.
캄캄하고 평평해서 아무것도 안 사는 것 같지?
네가 낚시꾼이라면 기억들이 좋아할 만한 미끼를 던져야지.
그러면 수면 밑에서 뭔가 움직이는 것이 보일 거야.
시놉시스
어릴 적에 부모를 모두 여읜 폴은 말을 잃은 채 두 이모와 함께 산다. 이모들은 폴을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만들려고 했지만 33살의 폴은 댄스교습소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는 것이 전부이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이웃 마담 프루스트의 집을 방문한 폴은 그녀가 키우는 작물로 우려낸 차와 마들렌을 먹고 과거의 상처와 추억을 떠올리며 성장하게 된다.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 감독, 각본. 실뱅 쇼메 | 폴. 기욤 구익스 | 마담 프루스트. 안느 르 나이
choose to be yourself
상자 속에 보관되어 있는 수많은 사진들 중에 내 마음을 즐겁게 하는 사진을 선택할 수 있다. 수십 가지 색연필 중에 내가 원하는 색을 선택해서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봄 웜톤, 가을 쿨톤, 글리터, 쌩얼, 어떤 분위기든 내가 선택해서 화장을 할 수 있다. 수많은 페이지 중에 나에게 말을 건 의미 있는 한 문장을 골라 마음의 위안으로, 힘으로 삼을 수 있다.
'추상화야말로 인간의 가장 창조적인 능력이다. 인간의 생각이 대상의 모방에 그치지 않고,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세계를 편집해 낼 수 있는 것은 추상화 능력 덕분이다. (...) 기억 왜곡이 있기 때문에 추상적 사고가 가능하다. 기억 편집을 통해 인간은 사물을 선택적으로 기억한다. '선택적 기억'을 통한 추상화와 개념화야말로 인간 문화의 본질이다.' -김정운 <에디톨로지 -창조는 편집이다> (329쪽)
기억은 체험될 때의 실제와는 다르게 현재에서의 감정과 감각에 의해 새로운 형태와 색채를 입고 편집되어 재표출된다. 기억은 무의식의 깊은 바다에서 건져 올린 파편을 소재로 선택해서 새로운 주제의식을 부여해 다시 그릴 수 있는 그림이다. 기억은 선택되는 것이다. 프루스트가 말한 되찾은 시간은 내가 선택한 기억이다. 내가 선택한 나 자신이다. 자신을 선택하라.
마들렌과 홍차 그리고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