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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 May 09. 2024

슈 아저씨의 빵집

-<슈 아저씨 빵집의 기적> 1화.



슈 아저씨는 작고 아담한 빵집을 갖고 있었다.

슈 아저씨는 날마다 새벽 시장에 가서 싱싱한 딸기를 샀다. 딸기 생크림 케이크와 딸기 무스를 만들 딸기를 사고, 아침으로 먹을 샐러드에 넣을 딸기와 딸기 주스를 만들 딸기도 샀다. 슈 아저씨가 만든 딸기를 듬뿍 넣은 핑크빛 딸기 무스는 만들기만 하면 금방 팔려나갈 만큼 인기가 좋았다.



슈 아저씨는 어린 시절 부터 빵을 좋아했다. 엄마가 손수 만들어주신 계란 빵을 무척 좋아했는데, 밥통에서 갓쪄낸 노릇노릇하고 따끈하고 폭신한 계란빵을 먹으면 우울했던 마음이 사라지고 금방 기분이 좋아졌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다른 빵집에서 계란빵을 사먹어보았지만 엄마가 만들어주셨던 계란빵은 다시는 맛볼 수 없었다. 슈 아저씨는 언젠가 엄마의 계란빵 같은 자기만의 빵을 만들어서 사람들의 우울한 마음을 달래주고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슈 아저씨네 빵집에는 우리가 다 아는 평범한 팥빵과 크림빵, 땅콩버터 빵과 소금빵, 맘모스 빵과 소라빵도 있었지만, 아저씨는 매일 매일 조금씩 특별한 빵을 만들었다. 그 특별함이란 바로 동물 모양으로 반죽을 빚는 것이었다. 동그란 밀가루 반죽에 눈, 코, 입, 귀를 붙이고 조금씩만 모양을 바꾸면 고양이, 강아지, 곰, 토끼가 뚝딱 만들어졌다.



빵을 사러 온 이웃 사람들은 슈 아저씨에게 말했다.

“슈 아저씨네 빵은 너무 맛있어서 똑같은 모양으로 만들어도 잘 팔릴텐데 뭐 하러 힘들게 매일 다른 모양으로 만드세요?”

그럴 때마다 슈 아저씨는 웃으면서 이렇게 대답했다.

“재미있잖아요. 새로운 모양을 만드는 것도 재미있고, 새로운 모양의 빵을 사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재미있거든요.”



슈 아저씨는 새로운 모양의 빵을 만들어서 손님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것을 즐거워했다. 

그리고 빵 모양에 대해 물어보는 어린이 손님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천사 이야기, 유령 이야기, 괴물 이야기, 멸종된 동물 이야기, 사람들이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이 세상 어딘가에는 있는 희귀 동물 이야기…….



새 그림이 그려진 쿠키를 집어 든 아이가 말했다. 

쿠키 위에 그려진 새는 부리와 발톱이 크고 뾰족했다.

“아저씨, 이 새 독수리 맞죠?”

“아니, 독수리와 닮았지만 독수리 보다 훨씬 큰 새야.”

“어떤 새예요?”



슈 아저씨는 쿠키에 그린 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옛날 옛날에 마다가스카르 섬 사람들이 보았다고 전해지는 새인데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전설 속의 새란다. 새의 이름은 로크라고 해. 생김새는 독수리와 비슷한데 크기는 독수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힘이 어찌나 센지 발톱으로 코끼리를 낚아채서 하늘로 들어 올렸다가 높은 곳에서 떨어뜨려서 잡아먹었대.”

“우와! 얼마나 큰데요?”

“로크를 본 사람에 따르면 날개 길이는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열 여섯 걸음이나 되고 깃털 하나가 여덟 걸음이나 된다고 해.”



“재미있다. 다른 이야기 하나 더 해주세요.”

“오늘은 그만, 내일 또 해 줄게.”

슈 아저씨는 빵과 쿠키를 매일매일 만들어 내는 것처럼 수많은 이야기를 생각해 냈다. 

로크 이야기를 들은 날 밤, 아이는 커다랗고 둥근 하얀 지붕 위로 거대한 먹구름이 드리우는 꿈을 꾸었다.

자세히 보니 구름처럼 보였던 것은 로크였고 둥근 지붕은 로크의 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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