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헤르메스> 2화.
아름다운 것을 볼 수 없는 눈
남의 말에 끌려다니는 귀
아무거나 아무 때나 폭식하는 입
질투를 말하는 혀
맹인을 따라간 발
원하지 않는 일을 한 손
자신이 누구인지를 잃어버린 두뇌
공허로 가득해진 심장
나는 너에게 대자연 속에서 일정한 자리도, 고유한 면모도, 특정한 임무도 부여하지 않았노라! 어느 자리를 차지하고 어느 면모를 취하고 어느 임무를 맡을지는 너의 희망대로, 너의 의사대로 취하고 소유하라! 너는 그 어떤 장벽으로도 규제받지 않을 만큼 너의 자유 의지에 따라서 네 본성을 테두리 짓도록 하여라. 나는 너를 천상존재로도 지상존재로도 만들지 않았으니, 이는 자의적으로 또 명예롭게 네가 너 자신의 조형자요, 조각가로서 네가 원하는 형상을 빚어내게 하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