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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 Sep 02. 2024

지금도 맞고 그때도 맞다

-<재생의 욕조> 12화. 프로젝트



펀딩 종료



<재생의 욕조>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이 제시한 기간보다 빠르게 목표 금액을 달성했고, 오늘자로 기간이 종료되었다. 종료일 후 일주일 후에 집금 확정이 되며, 7 영업일 후 창작자에게 입금이 되는 시스템이다.

이 일정대로 추석 직후에 인쇄에 들어가고, 10월 초에 인쇄가 완료되고, 10월 중순 이전에 배송될 예정이다. 모든 과정이 처음 시도하는 것이라 예정보다 기간이 지연된 점이나 예측에 착오가 있었던 점 등을 통해 펀딩에 대해서, 출판에 대해서, 책을 만드는 프로그램인 어도비 인디자인에 대해서, 책을 쓰기 위한 자료를 읽고 정리하는 방법에 대해서, 일생동안 그려온 다양한 스타일의 그림체와 재료에 대해서...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고민과 공부가 되었다.




프로젝트



작업의 마무리 단계에서 다가오는 많은 단어들 중에 '프로젝트' 개념이 있다.

프로젝트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장기 목표를 설정해 놓고, 일정 기간, 기술, 자문, 비용 등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요소들을 기획하고 수행하는 작업을 말한다.

독립된 하나의 글을 다른 글들과 엮어서 하나의 챕터를 만들고, 그 챕터들을 묶어서 만드는 책이 하나의 주제를 가진 기획으로부터 시작되듯이, 책의 출간이라는 큰 목표 하에 세부적인 단계들을 설정하고, 그 계획을 실현시키는 프로젝트 개념을 수행해 본 것이 무엇보다도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이 과정에서 애초의 생각과 달라지는 크고 작은 문제들을 직면하고, 그것을 순조롭게, 또는 창의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같은 패턴으로 반복해 오던 일을 뛰어넘어, 구체적인 맥락을 연결해서 다음으로 가는 힘이 생긴다는 것을 감각적으로 배우게 되었다.




작은 성공



<재생의 욕조>는 5년 전, BOOKK로 출간한 후, 아무런 마케팅을 하지 않아서 묻힌 첫 책 <우리는 작은 기쁨이다>의 재표출 이기도 하다. 그때는 글을 급하게 쓴 일도, 출판사 투고를 몇 번 시도해 보다가 조급증을 견디지 못하고 급하게 BOOKK로 출간한 일도, 원하지 않았던 지인들만 읽게 되고, 원했던 일반 독자들에게는 전혀 읽히지 않았던 일도, 모든 것이 후회스럽고 부끄러운 작업이 되어 한동안 책장 꼭대기 칸, 눈에 안 보이는 곳에 올려두고 잊어버려려고 했던 적도 있었다. 지금에 와서 다시 읽어보면 여전히 마음에 안 드는 부분도 많지만, 지금의 의식으로는 도저히 쓸 수 없는 원시감정, 진정성, 보석같이 반짝이는 문장들이 그야말로 '작은 기쁨'이 되곤 한다. 그때의 실패가 실패가 아니라 '작은 성공'이었음을 기억하면서, 작은 성공의 퍼즐들을 맞춰나가려고 한다.




지금도 맞고 그때도 맞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비범한 제목으로 더 유명한 홍상수 감독의 영화다.

부족하고 미숙한 지난날이 감추고 싶고 지우고 싶을 때도 있지만, 모든 과정은 그 자체로도, 결과적으로도 하나도 버릴 것 없이 다 소중한, 그야말로 과정이지 않나 생각한다.

어린 시절의 유치함과 미숙함이 성장에 필요한 단계였던 것처럼.

<재생의 욕조>를 마감하면서, 5년 전의 졸작이라고 생각하고 부끄러워했던 <우리는 작은 기쁨이다>까지 포용할 수 있는 시각과 의식으로 확장된 것 같고, 그 힘으로 다음을 끌어당기고 있다.

부족함, 실수, 실패, 손해, 무능, 조급함, 초조함, 아직 오지 않은 먼... 의 바로 뒷면에 일부, 과정, 변형, 다양함, 충만함, 되어감, 이미 존재함이 있다는 것을 믿게 되었다.

지금도 맞고 그때도 맞다는 믿음에의 믿음으로, 오직 '성장'을 향하는 9월의 첫날이다.








2024   재생의 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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