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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 Aug 26. 2024

변화에 유연한 태도

-<재생의 욕조> 11화.




<재생의 욕조>가 내 손에서는 떠났다고 했는데, 교열을 마친 후 다시 최종 점검을 하는 과정에서 추가하고 싶은 글, 생각이 바뀐 부분 등 마지막 확인 작업을 다시 하고 있다.

폴더의 이름을 보면 '최종본', '최종본_수정', '최종본_2차 수정'... 이런 식이다.

완벽하게 마음에 들지 않아도 끝을 낼 수 있는 것도 힘이고, 마지막까지 한번 더 고쳐보는 최선도 힘일 것이다. 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상황에 따른 선택과 판단이 있을 뿐이다. 그것이 가장 어렵고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다.



책을 쓴다는 것은 글을 쓰는 것과는 다른 영역의 일들이 많다.

배치한 그림의 크기를 조금 크게 것인가, 조금 작게 것인가, 조금 위로 올릴 것인가, 조금 아래로 내릴 것인가, 폰트의 크기를 point 키울 것인가, 줄일 것인가, 볼드체를 것인가, 안쓸 것인가... 작은 것부터, 것까지, 수많은 판단을 해야 하는 작업이라서 한편으로는 참 번거롭고 글만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크고 작은 사소한 결정과 판단을 힘들어하면서 나에게 꼭 필요한 과제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오~ 이것보다 이게 더 나을 것 같은데...
아! 이 부분은 이렇게 하는 걸로 바꿔!



유리드미를 할 때, 공연 전 날 폼을 바꾸거나 큰 변화를 줄 때가 있었다. 유리드미는 일종의 도제식 훈련으로 처음 그런 일을 겪었을 때는 내적으로 엄청난 저항이 일어났다. 지금까지 몸에 익혀온 것이 있는데, 이제 와서 바꾸면 무대에서 헷갈려서 실수를 같은 두려움이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게 했다. 그런 일이 반복되면서... 공연 직전이라도 감독이 바꾸라고 하면 군말하지 않고 바꾸는 것도 공부의 부분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무대에서 틀리지 않고 잘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혹시 틀리더라도 그 일에서 배우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지난 것에 집착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실수 없이 하기 위해서 최대한의 집중을 끌어내는 것, 저항 없이 곧바로 받아들이고 새롭게 바뀐 폼을 숙지하는 것이 성장이고, 진화라는 것을.



강가 이지성 대표와도 이 부분에 있어서 의견이 일치해서 유연하게 작업을 하고 있다. '이제 와서 이렇게 바꾼다고?' 이런 저항 없이, 더 나은 생각이다 싶으면 어떤 의견이든 말할 수 있고, 그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조종하고 수용할 수 있는, 자유도가 높은 상태에서 작업할 수 있는 것을 큰 복으로 생각하고 있다.

두 계절을 보내는 동안, 순탄치만은 않은 여정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싸움 아닌 싸움도 하면서 서로를 알아가게 되어 소통 시간이 많이 줄어들고 관계가 유연해진 것도 책이라는 매개를 통해 배운 소중한 성과다.



우리의 삶에서, 일상에서, 매 순간의 복잡다단한 변화에 저항하지 않고 열려 있는 태도를 의식함으로써, 다시 생각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내는 것으로, 고착되지 않고, 얼어붙지 않고, 도태되지 않고, 훨씬 더 좋고 유연하고 풍성한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커버 이미지로 종이배 그림을 띄우면서 종이배 노래가 생각이 났다.

예쁜 노랫말을 쓰는 것으로 글을 마친다.



흐르는 시냇물에 종이배를 띄우면
흐르는 냇물 따라 내 마음도 흐른다
흘러가는 종이배 내 마음 싣고
나뭇가지 사이로 흘러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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