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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 Oct 07. 2024

결단의 봉헌

-<재생의 욕조> 17화. 







<재생의 욕조>가 세상에 나왔다. 오랜 시간 애쓴 책이 묻히지 않으려면 출간 직후, 이러저러한 마케팅을 해야 한다는 격앙된 상태에서 빠져나와 차분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늘 미사 중에 '우리의 결단을 봉헌합시다.'라는 말씀이 나에게 왔다. 생각해 보면 이 책을 쓰기 시작한 순간부터 끝내는 순간까지, 그리고 세상에 나온 지금 이 순간에도 매 순간이 크고 작은 선택, 결정, 결단의 연속이고, 그것은 비단 책 출간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의 인생 전체에 해당되는 가장 어렵고도 재미있는 게임이 아닌가 한다.



크고 작은 선택의 순간 앞에서 고민하고 갈등하지만, 결국 내 선택의 기준이 되는 것은 스티브 잡스가 스탠퍼드 대학 졸업식 축사에서 했던 말처럼 '일주일 후에 죽는다면?'이라는 가정에서부터 시작된다. 그것은 곧 후회하지 않을 선택, 아름다운 선택을 의미한다. 



나에게 아름다움이란 보다 창의적이고, 예술적이라고 생각되는 것, 나아가서 영광스럽고 거룩한 것, 가장 나다움에 이르는 방법이라는 답을 도출해 낸다. 그래서 그 방법이 뭔데? 라고 묻는다면, 굳이 답을 말해야된다면, 영감으로, 직관으로, 마음 가는대로, 내 마음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김훈 작가는 책이 출간되고 나면 자신의 책을 읽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작가의 말로는 징그럽다고 한다. 나 역시 출간 후, 김훈 작가, 그 대가의 마음이 어떤 건지 살짝 엿본 기분이 들었다. 억척스럽게 살아온 삶을 어떻게든 무지개 빛으로 덧칠해 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나서는, 무지개가 걷히고 아무것도 없는 하늘을 바라보며 방전된 듯이 멍해졌다. 



소금기 어린 한 방울로 시작해서 비 온 무지개에 걸린 방울로 끝을 맺었다.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새로운 힘으로 무언가를 다시 시작할 것이다. 읽을 것을 읽고, 쓸 것을 쓰고, 걸을만치 걷고, 되어가고 싶은 것을 바라볼 것이다. 매 순간의 결단의 봉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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