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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마녀 Feb 27. 2022

Day 6-1. 달위니 증류소

얼려 먹어야 하는 이유

내가 자주 가던 위스키 바에서 처음으로 냉동고에서 나온 달위니 15년 산을 만났을 때, 신선한 충격을 잊지 못한다. 하얀 살얼음으로 덮인 바틀, 꾸덕하게 흘러나오는 위스키. 농축된 질감의 첫 모금, 시원하지만 차가운 온도에도 풍미가 살아있는 목 넘김. 다른 증류소의 위스키를 냉동고에 보관하는 경우는 못 봤지만, 달위니는 냉동고에서 보관하는 경우를 그 이후에도 종종 보았다.

그리고 '왕좌의 게임' 에디션에서 달위니는 'House of Stark-Winter is coming' 가장 북쪽의 추운 지역 가문의 위스키를 담당한다. 위스키 이름도 'Winter`s frost'.

달위니 증류소를 방문해보면, 왜 달위니가 냉동고에, 스타크 가문에 어울리는 위스키인지 기타 설명이 필요 없이 이해가 된다.

달위니 증류소 판매공간에 진열된 '왕좌의게임' 에디션 위스키들.


달위니 증류소(Dalwhinnie Distillery) 하이랜드 지역의 스페이  상류, 스코틀랜드 증류소  가장 춥고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1 내내 기온 변화가 거의 없이 낮은 기온을 유지해서 위스키 밸런스에는 도움이 된다. 가는 길에는 스페이 강을 거슬러가는 느낌으로, 계속 스페이 강을 도로 옆에 끼고 달리게 된다. 가면 갈수록 도시에서 멀어지고 스코틀랜드의 광활한 대자연의 풍경이 더해진다.

증류소 가는 길이 지루하지 않은 풍경이 많다.



해발고도 자체는 352m밖에 안된다고 하지만, 높은 위도 때문인지 도착하는 순간 강한 바람과 차가운 공기, 변덕스러운 날씨 그리고 구름으로 가린 주변의 다른 언덕과 산 때문에 굉장히 높은 곳에 위치한 기분이다. 기상관측소로서의 역할도 한다고 들었는데, 충분히 이해가 되는 환경이다.

투어는 2종류 밖에 없었다. 증류소 투어 후, 2잔을 테이스팅(12파운드)하거나 6잔을 테이스팅(24파운드)하거나. 별 고민 없이 후자를 선택하고, 투어가 시작되었다.

귀엽게 손글씨로 적혀 있는 투어 및 프로모션 안내.


달위니 증류소는 추운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Angel`s share(오크통에 숙성되면서 증발하는 위스키)가 다른 증류소 대비 현저히 적다. 그래서 부담 없이 기본 라인업도 15년 산으로 숙성 연도가 긴 편이다. 뿐만 아니라 낮은 기온 때문에 효모가 당분 분해를 완벽하게 하지 못해 당분이 많이 남아 위스키가 단맛이 강하고, 기압도 낮아서 증류할 때 원재료의 향과 맛이 많이 남는다고 한다. 달위니 특유의 풍부한 바디감과 벌꿀 맛은 증기와 구리관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나선형 응축기를 사용하여 생성되는데, 효율성은 현대 응축기에 비해 떨어지지만 고유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고 한다.


증류소 투어를 마치고 나면 테이스팅 룸에서 테이스팅을 할 수 있다. 6잔 테이스팅은 우리밖에 선택하지 않아서, 테이스팅 룸에서 프라이빗하게 천천히 시간을 가지면서 음미할 수 있었다. 달위니는 독특하게 비지터 센터에서도 다양한 초콜릿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테이스팅을 할 때에도 6잔의 위스키와 어울릴 것 같은 다른 맛의 초콜릿을 함께 제공해 주었다. 그리고, 테이스팅 하면서 느껴보아야 할 맛들도 적어주어서, 초보자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은 코스다. 

6가지 위스키와 함께 놓여진 초콜릿, 그리고 친절한 맛 설명 보드판.


1. 달위니 15년 산 w milk velvet Truffle

    : Fruity, Creamy, Delicate, Malty

2. 디스틸러스 에디션 w strawberry & star anise

    : Rich, Smooth, Decadent, Sweet

3. 윈터스 골드 w hazlenut creme praline

    : Spicy, Layered, Viscous, Sharp

    케이스에, 얼려서 먹어보라고 쓰여있다.

4. 리지스 드램 w orange & clove

    : Fresh, Sharp, Fruity, Light

    증류소에서만 판매하는 한정판으로, 달위니에서 30년째 일하고 있는 첫 번째 스코틀랜드 증류소

    여성 작업자 Elizabeth Strewart를 기념하여 만든 위스키.

Lizzie`s Dram을 홍보하고 있던 공간.

5. 하우스스타크 윈터스프로스트 w mocha truffle

    : Fruity, Soft, Warming, Spicy

6. 2008 싱글캐스크스트랭스 w dark velvet truffle

   : 공란으로 비워져 있던 맛.

비지터 센터 내부에는, 원하는 위스키를 시음해볼 수 있는 테이스팅 바가 마련되어 있다. 맥주 펍에서나 보던 광경.
테이스팅 코스에서 페어링 했던 초콜릿을 판매 중이다. 초콜릿 페어링도 물론 재미있었지만, 온전히 위스키만 먹는 걸 좋아하는 나는, 구매하진 않았다.
역시 디오지아 계열 증류소답게, 이것저것 다양하게 굿즈를 판매 중이고, 비지터 센터를 잘 꾸며 놓았다.



달위니 증류소 : https://www.malts.com/en-gb/distilleries/dalwhinn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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