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퍼즐
"엄마 거기가 아니잖아. 틀렸어"
이제 38개월짜리 아이한테서 이런 말을 들을 줄이야...
잠자기 직전 침대에 나란히 엎드려서 세번정도 반복해야만 끝나는 놀이, 바로 '퍼즐'이다.
역시 이번에도 놀이의 길을 열어준건 엄마, 아빠가 아니라 주위 분들이었다.
친구가 아이에게 선물한 3조각/4조각/5조각짜리 퍼즐놀이 (강아지, 토끼, 코알라 던가..) 로 시작한 퍼즐
처음에는 어디를 어떻게 맞춰야 하는지도 몰라 대충 조각을 올려두고 손으로 망치를 만들어서 쿵쿵 두들겨대던 던 때가 있었더랬다. 엄마의 대놓고 '알려주기'와 아빠의 조금이나마 방법을 '보여주기'를 시전하고, 반복적으로 퍼즐을 맞춰가면서 3개월째던가, 퍼즐 마스터~
퍼즐이 이제 시시해진 아이는 퍼즐조각을 이리저리 사방에 흐트러놓기 시작했고, 놀이에서 거실을 지저분하게 만드는 도구 정도로 등급이 하락한 3/4/5 퍼즐은 어느 순간 서랍 속으로 사라졌다. 아이 아빠의 "다시는 퍼즐을 사지말자"라는 다짐만을 남겨둔 채-
그리고 몇개월 후, 가기만 하면 그냥 먹을것만 사는 것인데도 몇십만원을 훌쩍 쓰게 만드는 코**코 에서 어린아이을 둔 부모라면 누구나 사간다던 가성비 좋은 바로 그 '디즈니 퍼즐세트'가 선물로 들어왔다.
작은 알류미늄 박스 20개, 그리고 그 안에 들어있는 각양각색의 퍼즐들... 24pc/ 48pc/ 50pc... 어른 손가락 마디 하나만한 퍼즐조각들이 20개의 틴 박스 속에 가득가득 들어있었다.
퍼즐조각과 완성품 그림이 그려져 있는 틴 박스, 단 두개의 조합이라 아이가 하기에는 썩 쉽지 않아보여서 시간날때 퍼즐 프레임을 만들어줘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아이아빠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고장난 아이 그림 책을 가지고 퍼즐북을 만들어주었다.
5피스짜리만 하다가 24피스를 시작하려니.... 그 난감함과 어려움을 어찌 감당할 수있을까
처음에는 많이 어려워했었다. 잘 맞지않는 조각을 이리저리 늘어놓고 맞다고 우겨대거나, 엄마 아빠가 하는 걸 보면서 뒷짐을 지고 있거나.
그래도 호기심은 생기는지 퍼즐을 바라보는 시간이 많아졌고,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24피스를 처음으로 맞추고나서 턱을 잔뜩 들고 엄마를 바라보는 모습에서 아이의 '성취감'과 '만족감'이 느껴졌다.
어른이야 일도해야해고, 밥도 지어야 하고, 회사도 가야하지만 아이의 일은 '먹고, 자고, 노는'것 뿐이니~ 새로운 놀이에 푹 빠진 아이는 일어나서부터, 밥먹으면서, 어린이집에 다녀와서 까지 퍼즐을 쭈욱 맞춰대기 시작했다. 엄마아빠가 가장자리 부분을 맞추어주면 안을 채워가던 것이, 어느 순간 스스로 맞출 수 있게 되었고 약 1개월 후, 이제는 24피스 퍼즐 세개 정도는 앉은 자리에서 뚝딱뚝딱 맞추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저녁 시간 48피스를 가지고 함께 맞추던 중에 "엄마 틀리잖아" 라는 말을 듣게 되는 순간이 오고 만 것이다. 아이는 매일 몇시간씩 퍼즐을 만졌지만 엄마는 하루이 10분도 퍼즐을 만지지 못했던 터라, 아이보다 모르는 것이 당연했다. 아이의 지적에 멋쩍게 조금 당황하면서도, 비록 놀이이긴 하지만 무언가에 제대로 몰두?하고 끝까지 스스로 할 수 있게된 아이가 대견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비록 작은 퍼즐조각들이지만, 부모의 역할이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부모는 아이에게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주고, 아이가 조금 주저할 때 포기하지 않도록 격려해주고,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게 길잡이가 되어주는 것.
끝까지 완료했을 때 자신보다 더 기뻐해주는 것-
혹 아이가 그 성취를 '100% 온전히 자신이 이룩한 것'이라고 생각해도 서운해 하지 않는것?
부모의 사랑은 '받으려 하지 않는 무조건적인 사랑'이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닫는다.
그 역할을 잘 하고 있는 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