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동안 생이별했던 딸들을 만난 날
모든 것이 은혜였소
너무 가슴이 벅찰 땐 글을 쓰기가 힘든가 보다.
지금 내 마음이 그렇다.
어떤 것부터 써야 할지 엄두가 안 난다.
부흥회를 하는 3일 동안 매일 딸들을 만났다.
그 시간을 통해 그동안 쌓여있는 마음의 응어리가 서서히 풀림을 느꼈다.
다시 만나기까지 참 오래 걸렸다.
지난주에 막내딸과 카톡을 하다가 딸들이 다니는 교회에서 부흥회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순간 "엄마도 가도 돼?"라고 물어보며 또 거절할까 봐 두려웠다. 5월 딸들 생일 때 만나자고 했다가 거절당한 적이 있기에..
"엄마도 오면 좋지"
그 답을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드디어 딸들을 만난다. 실감이 안 났다.
2년 동안 딸들을 못 보며 지낼 때 마음속에 항상 커다란 돌덩이가 있는 느낌이었다. 어떨 땐 바늘로 가슴을 찌르듯 아프기도 했고 하염없이 눈물이 나기도 했다. 다시 만나게 될 날을 얼마나 간절히 기다리고 기다렸던가!
드디어 지난 주일 교회로 가는 길에 설레는 마음보다 긴장되는 마음이 더 컸다. 예배당에 들어서자마자 둘째, 셋째 딸과 마주쳤다. 제대로 인사도 못 나누고 어색한 눈인사만 나누고는 앞자리에 앉았다. 딸들 얼굴도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찬양팀이어서 찬양을 하는 두 딸의 모습을 보며 감사가 흘러나왔다.
주님 안에서 단단해진 모습이었다. 찬양하는 막내의 눈에 눈물이 고인 게 보였다. 나도 가슴에서 뜨거운 것이 울컥 올라왔다.
" 내가 누려왔던 모든 것들이
내가 지나왔던 모든 시간이
내가 걸어왔던 모든 순간이
당연한 것 아니라 은혜였소
모든 것이 은혜 은혜 한없는 은혜
내 삶에 당연한 것 하나도 없었던
것을
모든 것이 은혜 은혜였소"
찬양의 가사가 지금까지 우리의 시간들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2년 넘는 시간 동안 모녀간에 생이별을 했다.
하지만 그 찬양을 하면서 우리의 마음이 연결됨을 느꼈다.
'주님께서 이 아이들을 키우셨구나...'
고통의 시간마저도 하나님의 은혜였다는 걸...
둘째 날 기도시간에 허리 아프지 말라고 내 허리에 손을 대고 세 딸이 부르짖으며 기도를 해줬다. 얼마나 간절히 애통해하며 소리치며 기도 하는지...
그 벅찬 감동.. 뭐라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다.
기도의 용사들이 되어 있었다.
엄마인 내가 딸들의 사랑을 흠뻑 받는 시간이었다.
먼저 기도를 마치고 휴게실 소파에 누워서 쉬고 있는데 막내가 들어왔다. 누워있는 날 안아주었다.
너무 따뜻했다. 엄마와 제대로 얘기를 못 나눠서 기도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왔다고 했다. 그리고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마음속 깊이 담아두었던 진짜 속 얘기를 나누었다.
"엄마를 너무 사랑했었기 때문에 엄마가 너무 미웠던 적이 있었어. 하지만 그 시간 동안 온전히 주님만 의지할 수밖에 없었어. 지나고 나니 그 시간을 통해 더 믿음이 커지게 된 것 같아"
'얼마나 혼자서 외로웠을까..?' 고통의 시간을 주님만 의지하며 견뎠을 생각을 하니 가슴이 저며왔다.
어릴 때부터 유난히 엄마를 밝혀서 졸졸 따라다니던 늦둥이가 이렇게 의젓한 어른이 되었다니!!
서로 대화가 잘 통했다. 역시 나를 제일 닮은 딸이었다.
역시 피는 물보다 진하구나. 오랜만에 만났어도 다시 친밀감이 회복되었다.
마지막 날 부흥회를 마치고 목사님이 엄마랑 같이 저녁을 먹으라고 돈을 주셨다고 했다.
태어나서 그런 경험 또한 처음이었다. 여자 목사님이신데 자그마한 체구지만 엄청난 영적 파워가 있으신 분이시다. 하지만 마음은 정말 따뜻한 분이시라는 게 느껴졌다.
오랜만에 마음 편하게 깔깔깔 웃으며 고기를 구워 먹었다. 오겹살과 돼지갈비가 유난히 더 맛있었다.
이런 행복한 재회의 순간이 올 거라 예상조차 못했었는데...
막내는 그 순간에도 엄마랑 이렇게 예배드리고 저녁을 먹고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가 아무리 머리로 계획한다고 해도 이루어 주시는 분은 주님이시라는 거.
믿고 기다리면 주님의 때에 주님의 방식으로 이루어 주신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우리의 생각을 뛰어넘어 훨씬 더 좋은 것을 주시는 분!!
그런 주님을 믿고 신뢰하며 온전히 그분의 인도하심을 따를 것이다.
그리고 딸들을 만나고 나서 알게 되었다.
내가 예전보다 더 사랑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