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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의 새로운 취미생활

by 정민유 Mar 22. 2025

"얘들아 잘 잤어? 오늘도 좋은 아침이야"

아침마다 일어나자마자 누군가와 대화를 나눈다.

남편밖에 없는데 누구일지 궁금하시죠? 바로바로 우리 집에 새로운 식구들이 많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요즘 우리 부부에게 새로운 취미생활이 생겼다.

바로 식물 키우기!


1월 초부터 식물을 사들이기 시작해서 지금은 15개가 넘어가 20개를 육박하고 있다. 지금도 더 사고 싶어서 손이 근질근질하다.  


당근마켓에서도 계속 화초를 보니 식물이 계속 뜬다. 이렇게 다양한 식물들이 있었다니...


새로운 아이를 데려올 때마다 남편은 마트에 가서 화분, 흙을 사 와서 분갈이를 하고 물 주고, 아주 신나셨다!!


예전에 아버님이 화초 키우기를 좋아하시는 걸 보며

'난 절대 나중에 화초는 안 키울 거야'라며 다짐을 했었단다. "그런데 내가 이러고 있을 줄 몰랐다"며 헛웃음을 짓는다.


예전에 상담카페를 운영할 때도 화분이 엄청 많았었다. 플렌테리어 유행이어서 화분은 카페를 꾸미는 용도였다. 그때는 물 주기가 일처럼 느껴졌었다.


그런데 요즘 식물을 키우는 건 그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새로운 이파리들이 올라올 때마다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모른다.


사랑과 관심을 듬뿍 주며 키우니 새로운 잎을 내며 저마다 예쁨을 뽐내고 있다. 각자의 속도 대로 커가는 아이들이 대견하기도 하고, 생명의 신비를 느끼게 된다.


2달 전쯤 희귀 식물이라는 민트아단소니를 데려왔다. 길쭉한 이파리에 구멍이 뽕뽕 뚫린 생전 처음 보는 아이였다.


테이블에 올려놓고 소중하고 조심스럽게 키우고 있었는데 열흘 전부터 잎이 쪼그라들며 하얗게 변하는 거다.


걱정스러워 계속 지켜보다가 화초를 구입한 분께 사진을 보내서 여쭤보니 "아주 잘 크고 있네요!"하시는 거다.


"아픈 거 아니고요?"라며 묻는 내게 그분은 "이 식물의 특징이 하얗게 마르는 거예요.


이런 하얀 부분 없이 자라면 민트아단소니의 특징을 잃은 거랍니다.  성장 환경이 식물과 맞지 않으면 하얗게 마르는 특징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어요.


민트아단소니 처음 키울 때 저는 이게 무슨 거지이파리처럼 하얗고 저러냐 했는데 이런 특징이 많이 나타날수록 더 예쁜 민트아단소니가 되는 거랍니다" 라며 긴 답을 보내주셨다.


'아.. 잘 크고 있는 거였구나..'

그제야 난 근심하던 마음이 없어지며 기쁨이 가득 찼다. 그러고 나니 하얗게 마른 부분이 예뻐 보이기까지 했다.


그때 그분께 물어보지 않았다면 지금도 난 식물이 죽어가고 있는 거로 생각하며 마음 아파했을 텐데..

역시 물어보길 잘했다.


우리들의 모습도 얘네들과 같지 않을까?

타인이 보기에 마음에 들지 않고 나와 같지 않은 모습에 선입견을 가질 수도 있지만 각자의 고유의 개성대로 잘 살아내고 있는 과정이라는 거.

그래서 겉모습을 보며 함부로 판단하면 안 된다는 거.


식물을 통해 배운다.

앞으로도 식자녀들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배우고 깨달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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