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유럽 공항 4곳에서 다큐 3일

50시간 만에 찾은 자유, 해방감

by 에밀리H

나는 이미 유럽의 잦은 파업에 대해 익히 들었다. 내가 유럽에 머물었을 당시에는 잦은 파업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테러사건이 일어나고 있었다.


내가 몰타에서 파리로 넘어가기 전 주에도 그렇고 넘어가기로 한 날에도 파리에서 칼부림 테러가 일어났다.


이미 오래전에 파리로 넘어가는 비행기 티켓을 구매를 한 상태였고, 파리에서 한 달 살기 프로젝트 비용도 지불해 놨기 때문에 갈지 말지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런 걱정은 작은 시작에 불과했다.


1일_ 사건의 시작



몰타의 마지막 전 날. 학원에서 보증금을 돌려받으면서 픽업 기사님과 관련된 안내문도 받았다.

오전 8시 45분 비행기여서 6시 10분 정도에 숙소에 픽업 기사님이 데리러 온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나는 새벽같이 일어나 씻고 마지막 짐을 싸기 위해 전날 리빙룸으로 빼놓은 캐리어와 마지막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토요일 주말 이른 아침이어서 친구들을 깨우는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지만 플랫 친구들이 알아서 일어나 내 옆으로 왔다.


친구들과 이런저런 농담을 주고받고 있다가 창문을 통해 픽업 기사님이 도착한 걸 확인한 후 포옹으로 진짜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헛헛한 마음으로 택시에 올라타 공항에 도착해 짐을 내리고 기사님께 숙소 열쇠를 드리는 것으로 몰타 프로젝트는 완전히 끝이 났다.


이후 일정은 이러했다.


에어 몰타를 타고 → 뮌헨 공항에 내린다 → 약 5시간 동안 레이 오버 → 다시 공항에 와서 L사 비행기를 타고 → 파리에 도착 → 미리 예약해 둔 한인 택시를 타고 숙소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웬일로 연착 없이 금방 뮌헨 공항에 도착했지만 또 긴장을 했는지 몸에 기운이 없었다. 그래서 레이 오버를 해서 플레이 모빌에 가려고 했던 일정은 일찍이 포기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카드로 갈 수 있는 라운지를 찾아 나섰다. 인터넷으로 찾아본 정보에 의하면 터미널 1로 가라고 적혀 있었다. 그런데 한참을 걸어가서 찾아봐도 라운지는 보이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정보를 찾아보니 라운지가 없어졌을 수도 있다는 글을 읽었다. 결국 라운지 찾기를 포기하고 다시 2 터미널로 돌아와 보안 검색대 앞에 섰다.


그런데 검사를 받을 때 뭔가가 수상한지 내 왼쪽 어깨 아랫부분을 계속 더듬거리며 한참을 만지더니 겨우 통과를 시켜줬다. 뭔가 찜찜한 상태로 수화물 검색대에 빼놨던 노트북을 챙기려 손을 뻗었는데 순간 힘이 빠져서 바닥에 떨어뜨렸다. 그래서 일부분이 살짝 찌그러졌다.


그때부터 슬슬 화가 나기 시작했다.


그나마 먹을만했던 뮌헨 공항 샌드위치


탑승 게이트 근처에 있는 의자에 앉아 갭이어 리포트를 작성하고 나니 배가 너무 고팠다. 근처 스낵 코너로 가서 살라미가 들어간 치아바타 샌드위치와 스프라이트를 사 먹었다.


그런데 비행기 탑승시간이 다가올 무렵, 모니터에 '취소'라는 글자가 적혀있었다. 분명 샌드위치를 먹을 때까지 탑승 게이트가 적혀있었는데 말이다. 나는 어찌할 줄을 몰라 탑승 게이트 주변에 모인 사람들 틈에 가서 귀를 기울였다. 그들은 프랑스인들이었고, 대화 내용을 대충 짐작해 봤을 때 항공사 데스크로 가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어리둥절한 상태로 그 무리 뒤를 졸졸 쫓아갔다.


이미 L 항공사 데스크에는 많은 사람들이 줄 서 있었다. 동시에 창밖을 바라보니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설마 기상악화 때문에?


한 1시간 반쯤 기다리고 있다가 드디어 내 차례가 됐다. 직원에게 티켓과 여권을 보여줬다. 하지만 아무런 말도 없이 컴퓨터를 몇 번 조작하고는 다음 날 오후에 밀라노를 경유해서 파리로 들어가는 티켓으로 바꿔주겠다고 했다. 너무도 황당했다.


상황 설명이 우선이지 않나?

아, 너무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다 보니 상황 설명하는 걸 까먹었나?


내가 더 빠른 항공편은 없냐고 물었지만 그것이 최선이라는 말뿐, 하루 묵을 수 있는 호텔과 택시 바우처를 건네주는 것으로 상황을 종료시켜 버렸다.


L사 항공사에서는 이만큼 해줬으면 자신들의 의무는 충분히 다했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파리 한인 택시 기사님은 도착 예정인 시간보다 미리 공항에 나가 대기 중이셨는데 나 때문에 그날 허탕을 치게 됐다. 나는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바뀐 비행정보를 드리면서 예약 변경을 해달라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바로 뮌헨 공항에서 빠져나와 대기 중인 택시기사님 한분께 바우처를 내민 후 택시에 올라탔다.


뮌헨 머큐어 호텔_ 이미 정해진 저녁식사 메뉴와 직원 추천 맥주


호텔에 도착해서도 직원이 실수하는 바람에 두 번이나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했고 식당에 가서도 무슨 맛인지 모르는 음식과 맥주를 마셨다. 방으로 돌아와서도 가족, 친구들, 갭이어, 택시회사, 민박집 등 여기저기에 설명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뮌헨 머큐어 호텔_됐고, 언제 파리로 보내줄 건데?


2일_이탈리아 관제탑의 역습


다음 날 일정은 이러했다.


11시 체크 아웃 → 12시 출발 → 공항에 도착해서 대기 → 오후 3시 15분에 출발 → 4시 20분에 밀라노 도착 → F사로 환승 후 5시 5분에 출발 → 6시 35분에 도착 예정 → 미리 예약한 택시를 타고 숙소에 가서 체크인


내가 전날부터 불안했다.


왜 밀라노를 경유해서 가야만 할까?


친구의 친구도 나처럼 유럽 여행 중이었는데 이탈리아 관제탑 파업 때문에 공항 노숙을 했다는 말을 전해 들은 상태여서 밀라노를 경유해서 가야 하는 이 상황이 영 찝찝했다.


뮌헨 공항에 도착해 두 번째로 보안 검색대 앞에 섰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나의 왼쪽 어깨 아랫부분을 만지작거렸다. 수술한 적도 없고 뭘 넣기에도 애매한 위치인데 전날과 마찬가지로 곳을 집중적으로 만지작거리니 예민해져서 동양인한테만 이러는 건지, 아니면 날 의심하는 건지 불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공사 키오스크에서 실물 티켓을 발권한 후 탑승 게이트로 갔다. 발권까지 마쳤지만 몇 가지 불안요소들 때문에 신경이 곤두 섰다.


그런데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못해도 출발 30분 전에는 게이트가 열리고 탑승객이 들어갈 법도 한데 3시 반이 될 때까지 게이트는 굳게 닫혀 있었다. 나와 같은 처지였던 프랑스인 모녀가 게이트 옆에 있는 데스크에 가서 따져 물어도 별다른 조치 없이 그냥 기다리고 있으라는 말이 전부였다.


출발해야 할 시간에 겨우 비행기에 탑승했다. 하지만 제대로 들리지도 않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고 난데없이 로아커 비스킷과 물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속이 뒤집어질 것만 같았다.


밀라노 공항에 도착해서_ 응... 망했어요. 오늘도 파리에 못 가요...


한참 뒤에 비행기가 이륙해서 밀라노에 도착했지만 이미 후속 비행기인 F사 비행기는 떠난 지 오래였고 나는 환승 구간에서 떠돌이 신세가 됐다.


환승구간 인포 데스크에 문의 → 완전히 out 한 후 2층으로 올라가 인포에 문의 → 티켓팅 부스로 안내 → 한참을 기다렸다가 L사 체크인 카운터로 가라 함 (세 번의 상황설명 끝에 겨우 번지수를 찾아갈 수 있었다...)


알려주는 곳으로 가보니 나와 같은 처지의 프랑스인 모녀와 아저씨 한분이 먼저 상황을 정리하고 있었다. 나도 티켓과 함께 여권을 보여주니 높은 직급의 직원분이 와서 우리를 불러 모았다. 또 아무런 상황 설명 없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만 얘기해 줬다.


다음날 항공편 티켓을 받는다. → 0층 Lost and Found에 가서 문의를 한 후 캐리어를 찾는다. → 10번 출구로 나가서 호텔 셔틀을 탄다.


나는 티켓을 받자마자 시간을 확인했고, 바로 0층으로 내려갔다.


0층으로 내려가면서 파리 택시 업체에 연락해서 또 비행 편이 변경됐다 말씀을 드렸다. 그런데 업체에서도 화가 났는지 그걸 이제야 말하면 어떡하냐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비행기를 놓쳤고, 다음 티켓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미리 얘기해 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 와중에 택시 업체한테 이런 소리를 들으니 덩달아 억울함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참았다. 같이 화를 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화를 꾹꾹 누르면서 죄송하다는 말만 계속 써서 보냈다.


0층에 있는 lost and found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내 앞에 먼저 도착한 이탈리아인 할아버지 한분이 호출 벨을 눌렀다. 한참 뒤에야 문이 열렸고 할아버지와 나는 차례대로 입장했다. 앞에 계셨던 할아버지는 동창회에 참석한 듯 보안직원과 노닥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한시가 급해 죽겠는데 둘이서 한참 동안 수다를 떨길래 계속 그들을 노려봤다. 한참 뒤에야 보안직원은 할아버지를 들여보내고 나서 손짓으로 나를 불렀다. 대뜸 여권부터 보여달라길래 이미 보안검색대 위에 올려놓은 가방 안에 있다고 했다. 그랬더니 직원이 나보고 꺼내 오란다. 그래서 가방을 들고 와서 여권을 꺼내 보여줬다. 내가 한국인이라는 걸 확인하고는 그제야 무슨 일 때문에 왔냐고 물어봤다. 그렇게 다섯 번째 설명을 시작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직원은 내 말을 중간에 자르더니 이렇게 얘기했다.


"마담, 진정해. 무슨 일인지는 알겠어. 근데 다음부터는 네 마음대로 행동하는 게 아니라 나한테 먼저 물어보는 것이 순서야."


순서? 순서고 나발이고 그 순간 모든 걸 엎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본인이 나에게 설명할 의무는 다하지 않아 놓고 내 행동만 지적하고 있었다. 그 사람은 남의 시간을 뺏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은 채 그저 자신의 룰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을 꼬집어 나에게 훈계했다.


이를 악 물고 짐을 챙긴 다음 데스크로 가서 직원한테 티켓을 보여줬다. 그들도 희희낙락 웃고 떠들며 놀다가 내 티켓에 적혀있는 항공편 정보와 수화물 바코드 정보를 보더니 다들 물음표 백 개가 뜬 표정을 하게 됐다. 마치 시트콤의 한 장면처럼 직원 3명이서 내 비행기 티켓 하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수화물 찾는 곳에 1번 레일로 가라 안내해 줬다.


한참을 걸어가서 겨우 짐을 찾아 노보텔과 이비스 호텔을 가는 셔틀에 탑승했다.


이비스 호텔은 북새통이었다.


겨우 체크인할 차례가 됐고 나는 다음날 셔틀 탑승 시간 중에 새벽 5시가 괜찮냐는 질문을 받았다. 비행기 탑승 시간이 5시 50분인데 더 빠른 것은 없냐고 물어보니 '없어'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밀라노 이비스 호텔_저 침대에 누울 수 있었던 시간은 고작 3시간 반...


방으로 올라가 짐을 풀고 파리 한인 택시 업체 예약을 취소했다. 그리고 위약금 개념으로 운임 비용 잔금을 입금시켜 드렸다. 그리고 민박집 사장님한테 다음날 오전에 체크인이 가능하다는 허락을 받았고, 다음으로 갭이어에 연락해서 상황 설명과 친구들의 질문에 답변을 달고 있었다.


번거로운 일의 연속이었다.


불안한 마음에 저녁 식사하러 식당에 가기 전에 프런트 직원에게 더 빠른 시간대에 셔틀이 없냐고 물었다. 역시나 없다는 말뿐이었다. 식당에 가서 꾸덕한 파스타와 닭다리를 대충 씹고 방으로 돌아왔다.


밀라노 이비스 호텔_ 괜찮아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3일_ Finally


새벽같이 일어나 씻고 준비를 마친 다음 4시 45분에 미리 로비로 내려갔다.


셔틀 예약 현황표를 확인해 보는데 4시 반에 출발하는 셔틀이 있다는 것을 그제야 알았다. 전날 직원이 나한테 얘기한 5시는 그때 당시 가능했던 가장 빠른 시간을 말한 거였다. 짐 찾는다고 공항에서 시간을 지체한 결과 값이란 생각에 후회가 밀려들었다.


이 셔틀이 노보텔 호텔과 다른 공항까지 들렀다 가더라도 밀라노 공항까지 거리가 멀지 않기 때문에 쌩쌩 달려주기만을 바랐다. 하지만 상상은 상상일 뿐이다. 셔틀은 5시를 훌쩍 넘긴 시간에 느긋하게 와서 사람을 태우는 것도 모자라 밀라노 공항까지 느리게 움직였다. 결국 탑승 마감 시간인 5시 35분에 F항공사 체크인 카운터로 가서 무작정 티켓을 들이밀었다.


직원은 체크인 카운터 마감됐다고 체크인이 안된다고 말했다.


난 정색을 하고 이게 몇 번째냐고, 이번에는 꼭 파리에 가야 한다면서 빡빡 우겼다. 내가 화를 내듯 말하자 정보를 확인한 직원은 탑승 게이트에 연락을 해서 가능 여부를 확인한 다음 나를 긴급으로 밀어 넣어줬다.


나는 그 길로 미친 듯이 뛰었다. 인생 최대 속도로 보안 검색을 마친 뒤 전날에 미리 가봤던 길이라며 보이는 길로 열심히 달렸다. 빈속에 뛰니 신물이 올라왔다. 그래도 나는 불굴의 의지로 달렸다.


5시 50분이 조금 넘은 시간, 그때까지도 탑승 준비 중이었다.


잠시 숨을 돌리고 드디어 비행기에 탑승하긴 했지만 마음이 진정이 되질 않았다.


한참 뒤에야 나와 같은 상황을 겪은 프랑스인 모녀와 나란히 앉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출발 준비가 끝났고 비행기가 움직였다.


프랑스 모녀와 함께 서로의 얼굴을 쳐다봤고 모녀 중 어머니가 "Finally"라고 말했다.


드디어 파리에 도착



샤를 드골 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찾고 나비고 교통카드를 만들기 위해 줄을 섰다. 증명사진, 카드 구입 비용, 충전금액을 드리고 "일주일 권으로 만들어 주세요."라고 요청을 드렸다.


이로써 나는 앞으로 약 한 달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나비고 충전을 해주면 파리 전역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됐다.


RER을 타면서부터 핸드폰에 메시지가 어쩌다 하나씩 오는 것 말고는 핸드폰 데이터 사용이 불가였다.


chatelet 역에서 내려 7호선으로 환승하기 위해 이동했다. RER 노선 구간에는 에스컬레이터가 있었던 거 같은데, 메트로 구간으로 넘어오니 온통 계단뿐이었다. 캐리어는 무겁지, 그런데 계단은 많지, 내가 이래서 택시를 예약했던 거였는데...


진심으로 캐리어와 백팩을 던져 버리고 싶었다.


정신 승리를 잘하는 편인데 이제는 한계치에 도달했다.


어찌어찌해서 빌쥐프 (villejuife) 역에 내려서 숙소에 도착은 했으나 몸과 마음은 너덜너덜해진 상태였다.


최악의 다큐 3일 끝




사실 이비스 호텔에 있을 때 너무 화가 나서 L 항공사에 메일을 보냈다. 유럽 항공사를 이용하다 보면 자주 발생하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따질 것은 따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관제탑이 파업 중인 밀라노 항공편을 제공한 것인지 가장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항공사가 자신들의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한 덕분에 나는 며칠 동안의 프로젝트 비용과 시간, 이동수단으로 선택한 택시비를 이용해보지도 못하고 날렸다. 그리고 3일 동안 겪은 스트레스와 체력 소모는 말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았다. 그냥 결론만 말하면 내가 L사 항공편을 선택한 걸 평생 후회하게 만든 셈이다.


며칠 뒤 그들의 답변은 "자신들은 최대한 노력했지만..." 문구를 쓰면서 불가항력적인 상황 탓만 줄기차게 늘어놓고 있었다. 그러면서 "유럽연합 규정"에 준수하였다는 말과 함께 위로의 의미로 저녁 식사비 10만 원을 준다는 말을 덧붙였다.


할 말을 잃었다. 마치 나를 억지 주장에 엄청난 금전적 보상을 바라는 사람으로 만들어 놓고, 그래도 위로금 개념으로 10만 원이나 줄 테니 이거나 먹고 떨어져라 수준의 글이었다. 이게 할 소린가? L사 코리아에서 한국인 직원이 쓴 글인데 마치 외국인이 작성하고 한국어로 번역해 놓은 것처럼 형편없었다.


결국 이 말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하루 종일 전신을 긁어댔고, 배드 버그인가 싶어 버물리를 발랐는데 오히려 몸에서 열이 나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호르몬성 두드러기였는데, 호르몬 불균형이 생기면서 극심한 두드러기에 시달리게 된 거였다. 울퉁불퉁해진 피부가 얼굴과 귀까지 퍼졌다. 괜히 주변 사람들에게 말했다가 의심이나 살까 봐 혼자서 숨을 헐떡거리며 참아야만 했다.


파리 한 달 살기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도 전에 모든 걸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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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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