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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우 Aug 26. 2023

칼부림 사건에 대하여

왜 그래야 할까?

안녕하십니까? 프로이튜븝니다.

 최근 대한민국에서 칼부림 사건이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전국이 경계상태에 있는 것 같습니다.

조 선

신림동 사건의 조선이나

분당 흉기난동의 최원종에 대해서

이목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대체 왜 그들이 이런 범죄를 선택하는 것일까요?


이 방송 보셨습니까?

지난 kbs 더 라이브에서는 승재헌 님이  이 범죄에 대해서 언급했는데요.


CIA에서는 '외로운 늑대가 미국 사회의 가장 위험한 존재가 될 거야'라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자생적 테러가 만들어진다는 겁니다.

이 외로운 늑대들은 두 가지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로 이데올로기와 개인적인 분노가 극단적인 행동을 이끌어내는 성격적 특징이 된다고 합니다.

두 번째로는 정신질환적인 요소입니다.

이들은 두 가지 측면에서 범죄를 예고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말을 하고 

두 번째는 SNS등을 통해 대량살상을 예고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것들은 그렇게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는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데올로기와 개인적인 분노라는 차원이 '테러'를 정당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정신질환의 경우에는 이데올로기보다는 이미 병적으로 형성된 세계관을 꼽아야 할 것 같습니다.

따라서 그 세계관을 따라 주변 상황들을 규정하려 하는 겁니다.

즉, 각각의 의미가 다 갖춰지는 겁니다.

그 의미들이 모두 갖춰진다면 그때 어떤 현상이 발생하게 될까요?

자신이 규정해 놓은 그 무엇에서 벗어나는 것을 지우기 위해 애쓸 수 있습니다.


이것의 좋은 예는 나치시절 '우생학'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우생학이라는 하나의 믿음을 통해서 독일 국민들은 유태인들을 지도상에서 지워버리려고 했던 겁니다.

여기에는 나르시시즘이라는 정신기관의 영향 역시 들어갑니다.

아직까지 독일이 전쟁의 책임을 지고 사죄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우생학을 통해 형성된 이데올로기에 독일 국민들 모두가

무의식적으로 동조했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그것이 더 깊은 사죄를 불러일으키기도 하는 것이겠죠.


마인드 컨트롤!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봅시다.

지금 이 칼부림 사건들이 게임 때문이라는 기사가 있습니다.

사실 그냥 기사를 통한 어그로라면 별 신경 쓰지 않겠지만

정신과 의사가 나와서 주장하는 것을 보니까 개인적으로는 좀 불편합니다.


불특정 다수에 대한 범죄는
게임 등 디지털 매체의 영향부터
 고립, 우울 등 여러 요인이 중첩돼 폭발하는 것


이런 설명은 인간 정신을 너무 단순하게만 생각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마치 히틀러가 우생학 선동을 통해서 독일 국민들을 세뇌했듯이 게임도 그렇게 만들고 싶은 걸까요?


그렇게 설명이 된다면 아마 모든 증상의 설명이 매우 간단할 겁니다.

그렇다면 치료되지 않는다고 울부짖는 사람들이 등장할 이유가 없죠.

설명능력이 없어서 그렇게 이야기했다고 생각하진 않겠습니다.

치료로 다루어야 할 것에 억지 논리 씌우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강남역 사건은 전형적인 편집증적 범죄

실제 범죄 사례를 봅시다.

라캉에 대해서 공부를 좀 하신 분들이라면 익숙한 사례가 있습니다.

에매라는 여자의 자기 처벌형 편집증 사례입니다.

본명은 마르그리트 앙지외라고 하는데 편의상 에매라고 하겠습니다.

이 에매라는 여자는 아무런 이유 없이 위게트 뒤플로라는 여배우를 공격해서 뺨에 커다란 칼자국을 남깁니다.

그리고 곧바로 체포되고 얌전해집니다.

라캉은 이를 자기 처벌형 편집증의 한 사례로 자기 논문에 싣습니다.


그 일로 나중에 에매의 아들인 디디에 앙지외가 라캉을 별로 좋아하진 않게 되기도 하죠.

디디에 앙지외는 꽤 이름난 정신분석가입니다. 

그가 정신분석가가 되고 나서 자기 엄마가 라캉으로부터 분석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죠.

라캉 아래서 공부하다가 나중에 돌아서는 사람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정신분석에 따른다면 이미 자신에게 존재하는 죄책감을 달리기 위해

범죄를 저질러서 자신을 처벌하는 신경증자가 있습니다.


이 죄책감을 달래는 방식의 하나로 '자해'가 포함이 됩니다.

그런데 자해의 경우에는 '공격성의 억제' 메커니즘이 같이 움직입ㄴ디ㅏ.

따라서 신경증에서의 자해는 범죄로 이어지진 않습니다.

자기 처벌 이후에 곧바로 얌전해지고자 하는 메커니즘을 활용하니까요.


라캉은 자신을 처벌하려고 애쓰는 것도 정신병을 정의하는 특성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면 자신의 내적 현실과 외부 현실 간의 균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병리적 행동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병리적 행동은 때론 범죄가 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라캉은 에매의 망상이 사라지는 때를 자세히 연구했습니다.

에매는 체포되고 수년간 병원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병원에서 조용했고 착한 노동자였습니다.

석방된 이후에도 죽을 때까지 가사 도우미와 청소부 일을 하면서 지냈습니다.

주목받을 만한 병리적 행동을 나타내지 않았죠.

에매의 사례는 내용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중 특징적인 것만 약간 언급해 봅시다.


에매가 임신했을 때 그녀에게 어떤 정신병이 발병했고

그에 따라서 망상체계가 형성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망상체계는 시간을 들여서 발달하게 됩니다.

라캉은 그 발달과정을 꼼꼼하게 연구했습니다.


에매는 뒤플로를 공격하기 2년 전 부터어떤 조치를 취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그녀는 소설을 썼습니다. 그것이 자기 자신의 운명을 완성해 줄 것이라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소설이 출판되어야 운명이 완성이 되겠죠.

그리고 그것을 적(enemy)이 보고 물러가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다만 출판계에서는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이때 에매는 자신을 받아주지 않은 출판사 직원을 공격하기도 했습니다.

그 모든 일은 자신의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가 바로 디디에 앙지욉니다.


그래서 그녀는 적을 공격해야 했고 그 사람은 위게트 뒤플로라는 여배우로 지목됩니다.

그것도 에매가 아들을 보러 가는 길에 그렇게 됩니다.

그리고 체포되고 곧바로 망상이 사라집니다.

체포된 후, 그녀는 그동안의 망상들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내가 어떻게 그런 망상을 가질 수 있었을까요?


에매의 범죄는 특정한 시기에 영화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졌습니다.

그럼 이 사건을 토대자료로 해서 조선의 칼부림 사건들을 생각해 봅시다.

그의 삶을 통해서 어떤 믿음이 형성되었는지를 조사해보아야 할 겁니다.

구체적인 사항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런 것은 있습니다.

소년부 송치 전력이 14건이나 된다는 겁니다.

이 내용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학교에서 기초사회질서를 함양하고 사회생활을 배웁니다.

즉, 그는 질서를 지키는 태도를 제대로 함양하지 못한 겁니다.

따라서 청소년기에 그의 행동이 제대로 통제되지 않았다는 이야깁니다.

조선이 처벌을 받았음에도 그 행동은 교정되지 않았던 겁니다.

그렇다면 자신이 옳다고만 믿었을 겁니다.

동시에 자신이 불행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불행 자체는 믿음의 형태로 서서히 변해갔을 겁니다.

이런 믿음이라는 것이 진흙과도 같아서 처음에는 비판도 되고 반박도 되지만

굳어지고 나면 그 논리를 부수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그 논리라는 게 쉽게 부서지진 않습니다.

마치 우리에게 자리 잡힌 이데올로기처럼 기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그 자신이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와 관련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야단만 맞아야 하는 자기 자신에 대한 분노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의 범행은 공공장소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그렇다는 것은 범행현장이 고스란히 노출됩니다.

즉, 범죄의 결과로 반드시 처벌을 받게 된다는 이야깁니다.

그는 공개적인 살인으로 처벌을 기대했던 것은 아닐까요?

그는 자기 자신에 대한 분노와 실망도 있었고 그 죄책감을 달래야만 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왜 남성만을 공격했을까요?

동성에 대한 시기심이 깔려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시기심이라는 것은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지만 내가 가질 수 없는 그 무엇에 대한 감정입니다.

어쩌면 조선에게는 또래로부터 무시당한다는 감정이 있진 않았을까요?

다른 사람에 대한 공격성이 뜨는 이유 중 하나가 무시당했을 때이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대부분은 우리 초자아가 그런 행동에 금지를 겁니다.

그런데 조선의 경우에는 이 초자아의 검열을 무시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사이코패스 역시도 초자아의 검열이 작동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이러한 범죄를 정신분석에서는 편집증적 범죄 혹은 편집증 범죄라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강남역 사건이 편집증 범죄의 하나기도 하죠.

대중적으로는 조현병 범죄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https://brunch.co.kr/@stryperhan/240

그런데 조현병 진단이 나오지 않는다고 해도 이 것이 가능한 측면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어떤 이유에서 일시적인 착란상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현역 사건의 최원종 역시도 비슷하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원종은 좀 특이한 이야기를 합니다


사람을 죽여 관심을 끌고 싶었다
나를 괴롭히는 스토킹 조직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



여러분들은 '조직 스토킹'이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습니까?

이유 없이 누군가가 자신을 스토킹 하면서 괴롭힌다는 건데요.

저도 참 이걸로 글 썼다가 수없이 욕을 먹기도 했었습니다. 댓망진창에.

심지어 이메일도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저보고 조직스토킹 가해자 아니냐고 하거나 혹은 도와달라는 사람도 있고 욕도 먹었고 그렇습니다.

https://brunch.co.kr/@stryperhan/190


이러한 칼부림 사건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정신에서 행동을 검열하는 작용이 일어나지 않아야 합니다.

여기서 '초자아가 없다'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정신분석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렇게 말을 합니다.

자아가 초자아의 검열을 무시하는 작동이 발생하기 때문에 조선처럼 살해행위하면서 웃을 수 있고

최원종처럼 실재하지 않는 조직스토킹의 문제를 끌고 들어올 수 있는 겁니다.

정신병은 결국 현실을 엉뚱하게 바라보게 만드니까요.

동대구역 흉기난동 미수범의 쪽지

특히 동대구역 흉기난동 미수범의 쪽지에도 경찰이 살인하라고 조종했다는 말이 써져 있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내용만 보면 엉뚱하니까 겉으로는 동기를 쉽게 검토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동기 없는 '테러'로도 보일 수 있습니다.

덕분에 이러한 범죄들이 엉뚱하게 보이는 효과가 나타나서 혼란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지금부터는 정리하다가 생각난 내용을 좀 이야기하겠습니다.


돈 보다 중요한 것은 메시지지

영화 <다크나이트>에서 조커가 돈을 태우는 장면입니다. 

아마 인상적으로 보신 분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연쇄살인범이었던 유영철도 검거되고 했던 말이 '메시지'로서 대중에게 영향을 미쳤던 적도 있습니다. 

특히 조선이나 최원종 등의 범행도 이러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있을 겁니다. 

그래서 보도 준칙에서 이 메시지가 전달되지 않게 하기 위해 

범죄자들에게 서사를 부여하지 말라고 합니다. 

사실 테러를 일으키는 범죄집단도 사회에 메시지를 집어넣고자 합니다. 

크기의 차이가 있겠지만 그들 집단이 움직이는 정신적 메커니즘은 사실상 '자선단체'와도 흡사합니다. 

라캉이 정신병자가 가장 많이 몰리는 곳으로 정치집단과 종교집단, 자선단체를 꼽은 것은 

단순한 이유가 아닙니다. 

그들은 자신의 활동으로 사회에 메시지를 불어넣고 

그렇게 사회를 바꾸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어쩌면 사회를 자신에게 맞게 바꾸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환경을 자신에게 맞춰서 활동하기 수월하게 해 달라는 요청인지도 모르죠.

그러나 우리의 자아는 환경에 맞추어가야만 발달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어쩌면 더 이상 아무런 갈등 없이 살아가고 싶은 소망을 지니고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교도소에서는 그러한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전대미문의 살인범을 함부로 대할 범죄자가 얼마나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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