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더 큰 꿈을 꾸는 것.
서른 넷. 결혼 적령기.
어느덧 주변 친구들의 반이 결혼을 했다.
올해 초, 30대의 두 번째 학부 생활을 마무리할 즈음 만나던 그녀와 '결혼'이라는 단어를 조심스레 꺼냈다.
그리고 결국 우리는 각자의 길을 걷기로 했다.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결혼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다만, 그것은 그녀에 대한 확신의 문제라기보다 결혼 후 삶을 대하는 내 스스로에 대한 확신의 문제였다.
결혼은 서로 양보하고 맞춰가고 때로는 조금은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아직 내 꿈을 포기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아직도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삶의 방향이 명확하지 않다는 불안이 컸다.
내 꿈은 세계일주야. 그래서 만약에 누군가 나한테 지금 혹은 신혼여행으로 세계일주 하자 그러면 바로 프로포즈 할거야
평소 농담처럼 자주 하던 이 말은 사실 농담이 아닌, 진짜 내 로망이자 꿈이었다.
물론,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주제에, 돈을 모으기는 커녕 세계일주를 꿈꾼다니. 나조차도 때때로 현실성 없는 꿈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원망하거나 서운해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말 속에는 단순히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었다. 내 꿈과 가치관을 존중해주고, 함께 꿈꿀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간절함. 그리고 여행을 다녀와도 우리는 충분히 잘 살 수 있을 거라는, 나를 향한 확신을 함께 가져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져 있었다.
사실 가끔 조급해진다. 2~3년 안에는 누군가와 정착해야 하는 건 아닐까? 내가 너무 철없는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닐까?
하지만 여전히 믿는다. 결혼이 꿈을 포기해야만 할 수 있는 선택은 아니라고. 그리고 언젠가 머지않은 미래에, 이런 말을 자신 있게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아무리 현실감 없는 꿈이라도, 아무리 까다로운 이상형이라도, 반드시 어딘가에는 운명의 사람이 있더라고요. 결혼은 꿈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 함께 더 큰 꿈을 꾸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