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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돌 Mar 23. 2024

사장은 쉬운데 장사는 어렵다

쉽지 않으리라 예상은 했어요



아이~ 참, 장사 그렇게 하는 거 아니에요! 


  카페에 온 지인이 건넨 신용카드를 돌려주느라 종종 실랑이를 벌인다. 개업 선물을 들고 카페를 방문한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커피값까지 받기는 싫어 결제를 거절하면 꼭 듣는 말이다.


  가만 보면 다들 장사와는 거리가 먼 사람들인데도 '장사 그렇게 하는 거 아니다'란 말에 힘을 잔뜩 싣는다. 일종의 통념처럼, 관념처럼 굳은 사회적 매너라 그럴까? 아무리 아는 사이라 해도 장사꾼은 제값을 받고, 고객은 또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는 게 서로에게 이롭다는 뜻이리라.


  그래도 고마운 지인에게 음료며 디저트를 서비스할 수 있어서 좋다. 나는 싼값에 제공할 수 있는데 받는 이는 제값을 느낄 만한 서비스라면 이 어찌 양쪽에 이롭지 않으랴 싶은... 나는 초보 사장이다.

 

고마운 분께 다만 과일이라도 더 드리고픈 마음




그거보다는 이게 좋지 않을까?    


  가게를 준비하며 인테리어나 운영 방식을 고민할 때도 지인들은 저마다 의견이 다양했다. 때론 내가 생각지도 못한 지점을 짚어주는 이가 있었고, 때론 내가 고민하던 지점을 알아보고 적절한 의견을 제시하는 이도 있었다.


  귀를 열고 주변 사람의 말을 듣고자 노력했다. 은근히 고집이 있는 나로서는 내 생각에만 갇혀 고객의 입장을 놓치긴 싫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역시나 사공이 많으면... 누구는 이게 좋다 하고, 누구는 저게 좋다 하면 결국 취향의 차이란 결론에 도달할 때가 많았다.


  아무리 좋은 의견이 많아도 결정은 내가 하는 거였다. 어떤 선택이 가게에 가장 이로울지 파악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하겠다 싶은... 나는 장사가 처음이다.


벌써 지난 겨울... 인테리어 정비 중




  유튜브에는 정말 다양한 사장님들의 휴먼스토리가 있다. 대단한 분들이 워낙 많아서 넋 놓고 보게 된다. 가끔 내 안의 게으름이 고개를 들 때마다 보면서 마음을 다잡기 딱 좋은 콘텐츠다. 장사를 대하는 자세에서부터 현실적인 운영 방법에 이르기까지, 모두 공짜로 알 수 있으니 참 좋은 세상이 아닐 수 없다.


  그들처럼 되기 쉽지 않단 사실쯤은 잘 안다. 극히 일부의,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홍보 채널의 사례를 놓고 우와~ 하며 희망 회로 돌리기엔 그동안 겪은 세상 경험이 녹록지 않았다. 성공이든 실패든 저마다의 상황과 조건에 따라 다양한 결과가 나오는 게 세상 이치 아닐까. 게다가 살아가는 덴 운도 무척 중요하지 않은가, 때론 재능이나 노력을 초월할 정도로...


  라고 편하게 생각해 버리는 난 성공한 사장으로 장사하기까지 아직 갈 길이 험할 거다. 




  사장 소리 듣긴 쉬웠는데, 장사는 도통 감이 안 잡힌다. 그래서 어딜 가나 사장님 소리 듣는 사람은 흔한데 장사 잘한단 사람은 귀한 걸까.


  카페를 운영한 지 아직 두 달이 채 되지 않았다. 이미 겪은 일도 많지만, 앞으로 겪을 일이 더 많을 것을 잘 알기에 벌써부터 힘을 잔뜩 주진 않으려 한다.


  아무튼 글을 놓지 않기 위해서라도 틈틈이 초보 사장 이야기를 남기려 하오니 많.관.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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