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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생이 Jul 07. 2024

바프 이후의 삶, 나는 매일 실패한다

담금질과 벼름질


쇠는 "담금질"과 "벼름질"의 과정을 통해 길들여집니다. 담금질은 쇠를 뜨거운 불에 가열해서 갑자기 물이나 기름 속에 담가 냉각을 시키는 것입니다. 벼름질은 휘어지고 일그러진 쇠를 골고루 펴주는 것입니다.
담금질을 반복하면 할수록 쇠의 강도가 더 높아집니다. 하지만, 달구어진 쇠를 벼름질 없이 그냥 천천히 식히면 쇠의 조직도 함께 변질되면서 연철이 되고 맙니다. 부드럽고 연한 쇠로는 아무것도 만들 수 없습니다. 쇠의 재질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 담금질와 벼름질이 모두 필요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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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변했던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었구나.
요동치는 파도와 깊은 심해 모두 바다인 것이 아닌가.
나는 파도치는 모습을 보일 때도 깊은 심해처럼 침잠할 때도 모두 있다.
모두가 나다.

나는 애초에 하나의 모습일 수 없었다.
모두가 나였다.

-2023년 1월 1일-


요즘 되뇌이는 말이 있다.

그건 바로 ‘중꺾마’다.

중요한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 아니라,


‘중요한 것은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


바프 이후, 배구와 유도와 테니스와 배드민턴…

운동 유목민으로 살며

웨이트와 담 쌓고 지냈다.

내 자신과의 싸움에 완전히 지쳐버렸기 때문이다.


극도로 제한했던 탄수화물은 나를 빵순이로 만들었다.

버터와 정제된 탄수화물과 당은

나를 미치게 만들었다.


한동안은 괜찮았다.

그러나 몇달 뒤, 정신 차려 보니

다리 사이가 붙고

배가 나오고

일상이 불편해졌다.


불편한 일상은 스트레스로 돌아왔고

스트레스는 음식으로 풀었다.

그러자 살이 쪘고

그건 스트레스였다.

일상은 더 불편해졌고, 나는 스트레스를 받아…

.

.

.


도저히 탈출구를 찾을 수 없는

악순환이 시작 됐다.


사실은 지금도 그 순환의 어딘가에 있는 것 같다.

근데 지금은

내가 악순환에 있다는 것을 안다.



지금은 ‘어딘가’에 있다는 것을 안다는 것.

그리고

‘안됐지만 다시 또 해봐야지 뭐, 방법이 있나’

하게 되었다는 것.


이는 실로 어마어마한 차이다.


자산과 기온과 인생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그건 등락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개별 요인과 상황과 사정은 모두 다르지만

사이클과 추세가 있고, (기온이면 계절)

그걸 개별 요인이 거스를 수는 없다.


나는 다이어트의, 체중의, 내 기분의, 감정의,

어느 일시적 상태에 있다는 것을 이제 안다.


그래서 그냥 계속 한다.


매일 실패한다.

그리고,

매일 다시 시작한다.



공부도 운동도 다이어트도 꾸준함의 힘을 믿자.

실패했다는 건, 적어도 뭔가를 시도했다는 거다.


실패하지 않았음을 경계하자.

그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나는 이렇게 나를 담금질하여

한없이 유약해졌다가,

다시금 단단해지도록 부단히 두드린다.

벼름질한다.


언젠간 나도, 멋진 철이 될 수 있겠지.

강철이 될 수 있겠지.




-나의 운동유산 답사기 3화 마침-


언젠가 가장 단단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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