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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정 May 27. 2021

효과적인 공부법-그런데 공부는 왜 해야 할까?

워킹맘 이야기

어제저녁 학원을 마치고 밤 10시가 넘어 돌아온 큰 아이에게,

아까 못한 도덕 공부를 하자고 했다.

학원 가기 전에 하려고 했더니 아이가 학원 숙제를 못해서 돌아올 때까지 기다렸다.

불쌍하기도 했지만, 어쩌겠는가?

이번 중간고사(수행)에서 점수가 20점 만점에 2점인 것을!

이대로 놔두면 큰 일 나겠다 싶었다.

아예 수업을 안 들은 건가? 날마다 원격수업은 아닌데?

- 1학년 때는 한문 수행을 0점을 받아와서 나를 놀래게 하더니, 놀라는 일의 연속이다.


도덕은 추상적인 단어로 설명이 되어 있어서, 개념을 외우기가 쉽지가 않다.

어제 배운 개념은 국가, 국가의 형성, 국가의 역할 등이었는데,

아이와 구두로 테스트를 하면서 느꼈다.

정말 요령이 없구나!


공부도 방법이 있다.

과목별로 방법이 조금씩 다른데, 개념의 추상도, 개념+응용의 비중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수학은 개념은 적은데 응용이 많은 과목이다.

워낙 외우는 걸 싫어하는 큰 아이는 그나마 수학을 제일 잘한다.

국어는 방법이 없다. 독해력, 이해력, 상식인데, 이건 정말 책을 꾸준히 많이 봐야 한다.


사회는 개념이 많다. 요령을 가지고 외워야 한다.

도덕은 개념이 아주 많지는 않고 적당히 많은데 추상적이다.

좀 더 요령이 필요하다.

이런 식이다.


어제 배운 내용 중,

"국가의 구성요소는 객관적인 요소로 국민, 영토, 주권이다."

내 경우에는 영토를 상징하는 동그라미를 그리고 그 안에 사람을 넣는다.

주권은 상징적인 개념인데, 사전을 찾아보면 '국가권력의 최고성. 독립성', '국가의 최고 의사, 최고 결정권' 등을 의미한다.

주권은 사람이 파이팅(힘,권력)할 때의 손동작 모양으로 상징화한다.

나는 이렇게 이미지화해서 머릿속에 넣거나, 손동작으로 동그랗게 땅을 그리고 주먹으로 사람을 표현하고, 파이팅 동작을 취한다.

- 우리 아이는 그냥 생으로 외운다.


또 한 가지 방법은 단어를 분설하는 방법이다.

개념은 대체로 한자어로 되어 있는데 '국가'를 '국國', '가家'로 나누어 의미를 부여한다.

국國은 땅 모양이다. 영토를 생각하자.

가家는 국민과 주권을 포함하는데,

'가家'는 사람들이 모인 것으로 국민, 그리고 그것을 지배하는 '힘'으로 주권을 말한다.


그런데, 내 나름의 공부요령을 알려줘도 이건 받아들이기 나름이다.

우리는 우리의 뇌는 기본적으로 먹이를 찾아 사냥하기 위해, 몸을 움직이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래서 우리는 장소적 기억, 시각적 정보인 이미지, 후각적 정보(이건 공부 활용이 어려움)에 민감하다.

추상적인 것은 구체적인 것으로 치환해라.

순서대로 외울 거면 뇌 용량에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앞 글자만 떼어서 외워라.(두문자 외우기)

국가의 구성요소를 국영주(국영수를 생각해라!)로 외우듯이 말이다.


사실 아이와 공부를 하다 보면 느끼는 거지만,

왜 해야 하는 지를 모르니, 방법을 알려줘도 시큰둥이다.

사실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뚜렷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막연히 해야 할 것 같은 불안감, 남들 하는데 안 하면 뒤쳐질 것 같은 조바심에 했던 거지.


매우 매우 느긋한 성격에

거품목욕을 즐기고,

다시 태어나면 집고양이로 살고 싶다는 큰 아이에게,


그래 그냥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쿨하게 말하지 못하는 건,

나 역시 알 수 없는 불안감아이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내가 유일하게 목적의식을 공부했던 건

노무사 공부였다.

이미 고생을 너무 많이 해서 이렇게 떨어지고 싶지는 않다는?

피상적인 목표지만 단기적인 목표로 꽤 훌륭했다.


근본적인 물음,

"왜 학교 공부를 해야 할까?"는 나도 아직 모르겠다.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는 알겠지만 "왜 잘해야 할까"는 명확한 답변을 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그냥 좀 하면 안 되겠니?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거든.

나중에 이게 발목 잡으면 안 되잖아.

'발목 안 잡히려고 내 소중한 시간을 하기 싫은 걸 하면서 보낼 수는 없다.'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솔직히 너 딱히 하고 싶은 게 있는 것도 아니잖아.


엄마는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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