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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정 Aug 14. 2022

레오는 엄마 바라기

사람 사는 이야기

오랜만에 썼던 글을 홀랑 날렸다. 브런치는 반성해라. 뭐 이건 임시저장도 안되는지, 레오 도도 사진 올리겠다고 사진 삽입을 누르고 빨래한 거 걷는 사이 글들이 날아가 버렸다. 저장을 누르면 다시 글 고칠 때 편집을 누르는 게 귀찮아 그냥 놔두는데 이게 벌써 3번째다. 이거 개선 좀 해주시길.


코로나에 걸리다.

여행 막판에 코로나에 걸렸다. 출국 전 의사한테 검사받을 때만 해도 멀쩡했는데 기내에서 유독 춥더니 pcr결과 양성이다. 첫날은 초기라 그런지 일이 많아서인지 아픈 줄도 몰랐고 둘째 날은 헤롱 거리며 일을 했다. 실수가 많아 민망할 지경이다. 금요일 하루 코로나 휴가를 내고 속 시원하게 앓았다. 


오한과 열이 계속됐다. 낮인지 밤인지 계속 침대에 누워있었다. 내 옆을 지킨 건 레오.

레오는 엄마 바라기가 되어 껌딱지 마냥 내 옆에 붙어있었다. 코로나가 인수 공통 감염이라 걱정이 돼서 검색을 해봤다. 고양이는 코로나가 무증상으로 넘어가거나, 앓더라도 가볍게 감기 앓듯이 앓는다고 한다. 냥이들에게 마스크를 씌울 수도 없고, 거리두기도 어렵다. 무엇보다 레오가 내 옆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왜 이제 왔어?

여행을 돌아온 첫날, 중문으로 레오 도도가 뛰어왔다.

도도는 예의 그 '꾸우웅' 소리를 크게 냈다. "왜 이제 왔어? 나 화났어?"라고 하는 듯하다. 그리고는 부비부비, 친구가 한마디로 도도를 표현했다. "도도는 강아지더라."

레오는 안방 문틈에서 자기를 지켜보면서 감시했다고 한다. "우리 집은 내가 지킨다." 레오는 대면대면하더니, 나중에는 똥꼬를 보여줬다고 한다.


둘째가 여행 중에 레오 도도가 보고 싶다고 친구한테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면 안 되냐고 부탁을 해보라고 하던데, 시차 문제도 있고, 말았다. 어련히 잘 있겠지. 나도 병인 게, 이런 부탁을 하는 것도 베프지만 조금 조심스럽다. 구글 포토 레오 도도 폴더에 있는 사진들을 보며, 아이들을 보고 싶은 마음을 달랬다. 이제 장거리 여행은 안 가리라. 큰 아이 고등학교 올라가면서 마지막이다 싶어 길게 간 여행이기도 하지만, 레오 도도가 밟혀서 어디 길게 다녀오기도 어려울 것 같다.


천사 레오, 천사 도도, 장수하거라.

옆에 누워있는 레오 등을 마사지해준다. 어깨 날갯죽지도 꾹꾹 눌러주고 척추 따라 등허리도 눌러준다. 등이 딱 내 손에 들어온다. 시원하겠지? 내 발등을 베개 삼아 잠들어 있는 모습이 천사가 따로 없다.

행복은 따뜻한 고양이다. 작고 따뜻한 체온에 위로를 받는다. 무조건적인 애정에 감동을 받는다.


우리 집 천사 레오, 천사 도도, 20세까지 장수하기를.

좌 레오, 우 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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