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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정 Apr 24. 2021

#4 그녀 - 전화위복

직장 생활 소고

#1 그녀가 미인대회를 나갔다.

한국인 대표로 나가는 거라, 나는 동기들에게 우리도 꽃다발과 플카드를 준비하자고 했다.

당시 동기들 반응은, "왜? 난 싫어."였다.

내가 안쓰러웠는지, 몇몇 동기들은 그래도 한국인 대표인데, 그럴 수야 있냐며, 돈을 보탰고,

거의 대부분은 내 쌈짓돈으로, 플카드와 꽃다발을 준비했다.

그녀는 몰랐겠지만, 직접 만든 플카드를 들고 있는 나를 보고도 고마워하지도 않더라.

- 악의라기보다는 생각의 부족이긴 하다.

  그걸 알지만 서운한 거는 서운한 거.


#2 그녀의 생각 없음과 배려 없음은 이런 식으로 나에게 민폐를 끼쳤다.

#1에서 같이 살게 된 C가 느닷없이 결혼을 한다고 한국으로 돌아간단다.

하우스 계약기간은 2년인가? 남아있는 상태였다.

나는 그냥 우리끼리 살자고 했고, 그녀는 월세가 얼마인데 절대로 안된다며,

'하우스메이트 구함' 공고를 올리겠다고 했다.

당시 그녀는 한인 사이트에 가입을 하고 있었고, 나는 한인 사이트가 있다는 것만 알았다.


그녀는 공고가 올라가고 자기가 한국을 가니, 연락처를 내 연락처로 올리겠다고 했고,

나는 그러라고 했다.

공고의 내용은 모른 채.


그 이후 정체불명의 남자들에게 전화를 받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녀가 올린 공고는

"20대 중후반의 여승무원 2명이 거주, 하우스메이트 구함, 성별 무관."이었다.


#3 일단 남자 지원자들에게안된다고 이야기하고,

여자 지원자에게 집을 보여줬다.

나보다 2살 어린 동생이었다.

당시에는 초면에 말이 너무 많아 이상한 사람이 아닌가 싶어, 그녀에게 모르는 사람은 싫다고 했다.

그녀는 안된다고, 자기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했고,

그렇게 그녀와 나와 2살 어린 동생이 같이 살게 되었다.


나중에 그 2살 어린 동생과 나는 절친이 되었고, 그녀의 친언니가 한국에서 오자,

자연스럽게 둘둘로 나누어 살았다.


어쩌면 그녀 덕에 소중한 인연이 하나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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