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어빌리티
최근에 등장한 신조어이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있어 보인다’와 ability 의 합성어가 아닌가 추측해 본다. 그렇다면 뜻은 ‘있어 보이게 하는 능력’ 정도가 될 듯하다. 나는 모르고 있던 단어였는데 jtbc 뉴스룸 앵커 브리핑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앵커 브리핑에 소개된 사건의 발단은 한 방송사 사장의 해외출장에 동행한 딸이 SNS를 통해서 본인의 여행에서 먹은 고가의 음식과 묶었던 호텔 사진을 올리면서 시작되었다. 여행 중 사용한 개인 비용까지 업무비용으로 유용한 정황이 포착되어 취재한 결과 업무비용을 방만하게 사용한 것으로 확인, 사장직을 내놓는 상황에 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것이 ‘있어빌리티가 초래한 참사’의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다.
많은 사람들이 SNS를 사용하면서 본인의 일상들을 게시한다. 따라서 SNS에 올라온 게시물들을 보면 현재의 트렌드를 조금은 볼 수가 있다. 예를 들어 봄에는 벚꽃 사진이나 꽃 사진이 많이들 올라오고 휴가 시즌에는 여행 사진 등이 많이 올라온다. 또한 최근에 뜨고 있는 맛집이나 분위기 좋은 카페, 힙한 장소까지 SNS에게 시 된 내용들을 보면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런 포스팅들의 기저에는 ‘나 여기 가봤어,’ 혹은 ‘나 이거 먹어 봤어’라는 있어빌리티가 깔려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이런 ‘있어빌리티’가 난무하는 SNS에 염증을 느끼고 SNS 하지 않는 사람도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꼭 ‘있어빌리티’가 사람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그런 것일까?
나는 항 상남들에게 이야기한다. 내가 알고 있는 정보와 지식의 원천은 나의 허세가 7할 이상 지분을 가지고 있다고. 난 20대 초반부터 ‘있어빌리티’에 심취하였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있어 보일까를 항상 고민했던 것 같다. 그래서 20 대 초반부터 남들이 많이 하는 것도 했지만 당시에 사람들이 많이 하지 않았던 것들을 찾아서 했던 것 같다. 예를 들어 내가 현재 가장 좋아하는 극장인 ‘시네큐브’가 대표적이다. 당시에 나는 블록버스터 영화를 한편 보고 나면 다음엔 꼭 작은 영화나 예술영화를 한편씩 보았다. 문화적 취향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라는 나만의 있어 빌리티를 강조하면서 말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예술영화들을 주로 상영하던 시네큐브를 알게 되었고 정기적으로 시네큐브에서 영화를 보았다. 결과적으로 어린 시절의 치기 어린 행동들이 모여서 지금은 나만의 문화적 취향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또한 20대 초반 시절 많은 대학생들이 가던 패밀리 레스토랑도 갔었지만 골목골목 혼자서 돌아다니면서 그곳에 위치한 식당들도 찾아다니곤 했었다. 그런 결과로 나는 현재도 상당히 많은 맛집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으로 지인들에게 알려져 있다. 현재를 살아가는 나만의 취향은 어린 시절 나의 ‘있어빌리티’가 없었다면 없었을 것이다. 이런 나를 보면서 스스로 ‘있어빌리티’의 긍정적인 발현이라고 말하고 다니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