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한, 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취미

by 그런남자

‘취미가 뭔가요?’ 내가 항상 job interview 때 지원자에게 물어보는 질문이다. 이 질문을 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진짜 취미가 궁금해서 이고, 두 번째는 자신의 취미가 무엇인지를 말할 때 그 사람의 표정을 보고 싶어서 이다. 이게 무슨 변태 같은 소리인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아래 내용을 보고 나면 그렇게 변태 같은 발언은 아닐 것이다.


‘취미’, 사전적 의미로는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즐기기 위해 하는 것’이다. 즉, 돈을 벌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닌 즐기는 것이 주된 목적인 행위이다. 최근엔 취미를 통해서 이익을 창출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서 취미생활을 한다. 이 말은 자신이 좋아서 하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나는 이런 이유에서 한 사람의 취미의 유무 여부가 자신의 삶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가를 판단하는 척도로 사용한다.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난 ‘취미’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라고 굳게 믿고 있다. 이런 자신의 ‘취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 그 사람의 표정은 다른 어떤 소재의 이야기를 할 때의 표정보다 밝고 활기찰 수밖에 없다. 난 그런 표정으로 지원자의 자질을 많이 판단한다. 다른 특별한 능력이나 경험이 있다고 하더라고 적어도 나에겐 ‘취미’가 없다는 것은 감점 요소로 작용한다.


하지만 적잖은 job interview 나 직접적으로 지인들에게 물어봐도 ‘취미’가 없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이런 이유에서 이 나라의 취준생들이 자소서 항목 중에서 가장 곤혹스럽게 생각하는 것이 취미 혹은 특기를 물어보는 것이라는 점은 크게 이상하지 않다. 이런 이유는 어쩌면 가정교육에서 기인하는 것일 수도 있다. 어려서부터 우리는 항상 듣는 말이 ‘공부해라’이다. 그 이외의 것을 하는 것이 금기 시 되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대학 가고 나서 너 하고 싶은 것 하라는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최근엔 대학 가고 나서도 하고 싶은걸 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닌 것 같다. 또한 나는 ‘취미’ 역시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취미’가 여행인 사람은 어려서부터 ‘여행’을많이 다닌 경우가 많다. 그래야 여행을 가는 것 자체가 어색하지 않고 귀찮지 않다. 성인이 된 후에 취미가 ‘여행’이 된 사람은 그만큼 노력을 했기 때문에 ‘취미화’ 되었다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취미’ 역시 노력을 해야지만 가질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이 약간은 씁쓸하다. 하지만 자신만의 ‘취미’를 갖기 위한 노력은 그 어떤 다른 것을 갖기 위한 노력만큼이나 값지고 중요하다. ‘취미’가 있는 삶과 ‘취미’가 없는 삶. 어떤 삶이 더 좋다고 가치 판단을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선택의 문제인 것이다. 하지만 ‘취미’가 있는 삶이 그렇지 않은 삶보다는 좀 더 윤택하고 좀 더 즐거울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적어도 나한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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