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철수의 음악캠프
MBCFM4U 라디오에서 매일 저녁 6시에 방송되는 국내 유일무이한 팝(pop) 전문 방송이다. 많은 팝스타들이 내한해서 방문했던 방송이기도 하고 국내에도 많은 연예인들이 청취를 하고 있는 방송이다. 특히, 유해진 배우는 삼시세끼 출연 조건으로 ‘배철수의 음악캠프(이하 배캠)’ 를듣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 배캠에 출연할 때마다 목소리에서 배캠을 애정하고 있다는 것을 여과 없이 드러내곤 한다. 유해진 배우뿐만 아니라 많은 스타들이 배캠을 좋아하고 ‘배철수’ dj에게 존경의 뜻을 표현하곤 한다. 이런 스타들 말고 나를 포함한 라디오를 좋아하는 일반 소시민들에게 배캠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배캠 청취를 즐겨하는 직장인들에게 배캠이 가지는 의미는 엄청나다. 배캠 생방송을 듣는다는 것은 즉, 칼퇴를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배캠이 시작하는 시간은 저녁 6시. 많은 회사들이 떠들고 있는 퇴근 시간이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퇴근 정확히 몇 시에 해?”라고 묻는 여자친구 말에 “ ‘퇴근’과 ‘정확히’는 같이 쓸 수 없는 말이야”라는 웃픈 대답을 할 수밖에 없는 남자친구의 일화처럼 칼퇴는 어찌 보면 이 나라에서 살고 있는 직장인들에겐 작지만 큰 바람인 것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배캠의 시그널 음악을 들으면서 퇴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직장인들에게 복 받은 하루의 마무리 일 것이다.
또한 배캠에선‘배철수’라는 dj를 때려야 땔 수 없다. 거의 한 몸이자 하나의 고유명사화되어 버린 말이다. ‘배철수’라는 사람이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에게 갖는 의미는 크다. 현재 배철수 dj는 배캠을 26년째 진행하고 계신다. 한 프로그램을 이렇게 오랫동안 진행하고 있는 dj는 배철수 dj가 유일하다. dj경력이 배철수 dj보다 긴 사람도 있다. 하지만 한 프로그램을 이렇게 긴 시간 진행한 사람은 없다. 26년 넘게 한 자리에서 자기 맡은 일을 묵묵히 해 나가는 모습. 실로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배철수 dj는 방송에서 종종 이야기를 한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니 자신의 삶이 배캠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하루의 계획이 배캠 스케줄에 맞춰서 돌아가고 있다고 한다. 또한 혹시 방송에 장애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모든 술은 한잔만 마신다고 한다. 이른 시간에 방송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술을 많이 마시고 사람들과 많이 이야기를 하다 보면 목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추측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dj라는 직업이 좋아서 하는 것이라고 항상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한 가지 일을 오랜 시간 할 수 있었던 성실함과 자기 관리는 나에게 항상 귀감이 되곤 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삶. 누구나 동경하지만 아무나 할 순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