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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동주 Jun 12. 2024

"왜 살아?"라는 질문에 대답 못하는 아저씨.

초등학생 때 "넌 왜 살아?"라는 말이 이상하게도 유행했던 적이 있다. 하나같이 다들 대답을 하기보다는 과격한 행동을 보이거나, 똑같이 되묻거나, 욕을 뱉어냈지만, 지금은 진지하게 생각하다가 예나, 지금이나 결국 답을 찾지 못할 것이다. 그때는 어떻게 받아쳐야 할지 모르는 소심한 초등학생이 내린 침묵의 결론이고, 지금은 골똘히 생각하다가 내린 답을 내릴 수 없는, 그에 대한 정의가 없고, 부족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채울 수도 없는 침묵의 결론이다.


 침묵의 결론은 많은 생각을 만들어내기에 충분하고, 잡생각으로 이어져 나아가기에도 충분하다. 하지만, 피곤한 정신은 언제나 이어지기는커녕, 나 스스로에게 엄격한 결론을 내리기 위해 바쁘기만 하거나, 스스로를 쉽고, 가볍게 만들기도 했다. 아아 나는 언제쯤 결론을 내릴 수 있을는지. 단순하게는 그냥 태어났으니까 살아가겠지만은 어쩌면 글로 풀어내려고, 또는 있어 보이기 위해서 이런 쓸데없는 질문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게 아닐는지. 마치, 오늘 점심과 저녁메뉴를 생각할 정도의 수준이 아닌가. 그것보다 더 이하의 수준을 뽐내는 질문일 수도 있겠다. 처음부터 목적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은 없다. 우연이든 필연이든,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아무것도 아니다. 그저 코웃음을 스스로에게, 그 질문에게 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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