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적인 고통과 정신적인 고통이 함께 나타나 형이상학적인 고통이 되어 나를 헤집을 때에는 세상이 빙글빙글 돌고, 그런 정신을 붙잡기 위해서 갖은 노력을 하지만, 그 노력이 도움이 될까 라는 자문자답의 영역에서는 답을 못하고 결국 즐겨버리고야 마는 지경에 다다를 때, 그제야 심각성과 해결책을 한 번에 깨닫게 된다. 깨닫게 되어버린 채로 다시 한번 깨어나고야 만다. 이게 바로 게으름의 극치가 아닐까.
영양제로 굳어버린 몸을 도핑하고, 카페인으로 정신을 도핑한다. 도핑을 하고 난 후, 난 어디에서 시작되었으며 어디에서 끝이 날까. 실없는 생각도 한다. 끝을 알 수 없는 형이상학적인 고통은 결국 나에게 무엇일까. 무엇이며, 누구이고, 어디에서 온 것일까. 그것의 의인화를 했을 때에 어떠한 생김새와, 성격을 가질지 상상을 해보았을 때, 왠지 조언이랍시고 비난의 화살만을 쏘이대지만, 이상하게도 치유를 동시에 하는 흔히 말하는 꼰대가 아닐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