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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동주 Aug 02. 2024

알 수 없이 복잡한 아저씨

 시간을 적절하게 분배해서 온전히 나를 위해 쓰는 것이야 말로 내가 바라던 삶과 밀접한 것이 아닐까. 나의 시간이 어떤 형태로든 지날 때마다, 내 감정을 조금씩 태워가며, 나를 갉아먹기 시작할 때 비로소 무언가를 얻는 행위를 하기 시작한다. 아주 느린 발걸음이라도 쓰거나, 읽거나, 먹거나, 마시거나, 경제활동을 하면서 무언의 의미를 찾고자, 고군분투한다고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제야 시간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때, 물음표와 느낌표로 머릿속 벽을 도배하기 시작한다.

그저 '왜'라는 의문만 남고, 그렇게 천천히 죽어가기 시작했던 나 자신에게 활력을 다시 불어넣기 위해서, 혼자서 심폐소생술이라는 이름의 시간분배를 하고, 그제야 다시 살아났음을 느낄 때에는 전의 나약함 보다는 강인함을 온몸에 두른 채로 있지만, 강인함을 두른 몸 안에는 여전히 나약함이라는 옛 잔재이자, 그것 또한 '나' 였던 이 남아있다. 아무리 재무장하고, 바뀌고, 환골탈태를 하더라도 나는 남아있다.

 시간을 아무리 분배하고, 적절히 사용해도 강함과 나약함을 동시에 가지게 된 나는 승리하지도, 패배하지도 않았다. 또 다른 분열을 일으켜서 관심 없음 과 관심 있음이라는 것을 동시에 생각하게 되고, 표정에는 알 수 없는 모호함만이 남게 되어 이도저도 아니게 된다. 패가 되기도 하고, 무기가 되기도 하며, 또 다른 나 자신이 되기도 한다. 오직 나만을 위해서, 나의 이익을 위해서만 움직이려고 애써보는 자신이다. 최대한 이기적이게 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일 수도, 그저 공감을 잘하지 못하는 미련한 짐승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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