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니는 성당에서는 신부님이 미사 중에 매주 매주 환경 이야기를 들려주십니다. 짧지만 꼭 필요한 정보가 담겨있고 신부님 당신의 반성과 실천이야기가 솔직히 담겨 있어 늘 깊이 공감합니다. 그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려고 합니다. 이미 알고 계신 내용들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바쁘게 살다 보면 자꾸 잊어버리죠. 한 번씩 다시 일깨운다 생각하시고 잠깐 시간을 내주셔요. 감사합니다.
첫 번째 주제는 우리가 아무렇게 않게 버리지만, 사실은 매우 중요한 폐의약품 처리 방법입니다.
집집마다 화장대나 서랍 속에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병원에서 처방받았지만 다 먹거나 사용하지 못하고 남은 약이 한두 개쯤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미국 FDA가 2021년 우리나라 한강 물을 조사했는데 항생제가 기준치의 무려 3배 이상 검출됐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우리가 먹다 남은 의약품을 화장실이나 쓰레기통에 아무렇게나 버려서 강으로 흘러들어 갔기 때문입니다. 무심코 버린 약 때문에 강물이 오염되고 그 물이 다시 우리가 마시는 물로 돌아온다는 사실은 충격 그 자체입니다. 그 물은 땅을 오염시켜 우리가 먹는 농작물에 스며들기도 합니다.
신부님도 이런 사실을 몰라서 감기약이든 뭐든 남으면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셨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사실을 알고 나서부터는 약을 올바로 버려야겠다고 말씀하셨지요. 신부님의 말씀을 듣고 화장대 서랍과 구급함 상자를 열어보니 유통기한이 지난 약들이 있었습니다. 몇 달 전에 정리했다고 생각했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처방받은 약은 그렇다 치고 구급함에도 상비약으로 준비해 둔 것들이 어느새 기한이 훌쩍 지난 걸 그냥 지나쳤었나 봅니다. 많이 찔렸습니다. 앞으로는 꼭 필요한 약만 처방받고 또 약국에서 구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기한이 지난 약들은 처박아 두지 말고 제대로 처리해야겠지요.
그럼 폐의약품을 버리는 방법을 알아볼까요?
1. 알약이나 가루약은 약이 흩어지지 않게 포장을 뜯지 않은 채로 보관한다.
2. 물약이나 연고는 마개를 잘 잠근 뒤에 용기째 모아 둔다.
3. 모아둔 약들은 가까운 약국이나 보건소, 행정복지센터로 가져가 폐의약품 수거함에 넣는다.
제가 사는 지역에는 약국이나 각 동 행정복지센터, 보건소에 폐의약품 수거함이 있습니다. 저는 주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행정복지센터를 이용합니다. 예전엔 행정복지센터 입구 안쪽에 수거함이 설치되어 있어서 주말이나 저녁 시간에는 폐의약품을 버릴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시간을 맞추지 못해 낭패를 본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두어 달 전에 폐의약품을 가져갔더니 달려졌습니다. 행정복지센터 문 바깥쪽에 수거함을 마련해 놓아서 편리하게 버릴 수 있었습니다.
알약은 포장지를 뜯지 않고, 연고는 마개를 잘 잠근 뒤에 장바구니에 넣어서 가져갔습니다. 전에는 몰랐는데 수거함 앞면에도 약을 버리는 방법이 세세히 적혀 있더군요. 역시 아는 만큼 보이나 봅니다. 수거함 위쪽 작은 문을 밀어 약들을 넣었습니다.
보건소나 약국 때론 지역 도서관에도 폐의약품 수거함이 있다니 각자 사는 곳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수거함을 이용하면 편리하겠지요.
우리가 하는 이 작은 수고가 강을 살리고, 다시 우리의 몸을 지킵니다. 집집마다 한 봉지씩 쌓여 있는 오래된 약들, 이젠 쓰레기통에 버리지 말고 챙겨 두었다가 꼭 안전하게 보내 주어야겠습니다.
#1분환경이야기
#폐의약품버리기
#친환경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