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따뜻한 만년필 Sep 07. 2022

Metallica - 메탈리카 (에필로그)

여전히 왕성한 전설

불의의 사고

1981년, 덴마크 출신 드러머 라스 울리히(Lars Ulrich)가 미국 L.A에서 '더 리사이클러(The Recycler)'라는 신문에 밴드 멤버 모집 광고를 냈고, 그것에 응답한 제임스 헷필드(James Hetfiled)에게 리드보컬과 리듬기타를 맡기면서, 위대한 밴드의 위대한 역사는 시작되었다. 

추가로 2명을 더 영입하여, 4명의 멤버로 완전히 자리 잡는 과정에는 약간의 변동이 있었다.


현재 메탈리카 멤버는,

라스 울리히(Lars Ulrich, 드럼)

제임스 헷필드(James Hetfield, 보컬-리듬기타)

커크 해밋(Kirk Hammett, 리드기타)

로버트 트루히요(Robert Trujillo, 베이스 기타)

이렇게 4명이다.

왼쪽부터 커크 해밋, 라스 울리히, 제임스 헷필드, 로버트 트루히요 (*이미지 출처 : Rolling Stone)

그리고 메탈리카를 거쳐간 과거 멤버가 4명 있다.

 * 데이브 머스테인(Dave Mustaine),

 * 론 맥고브니(Ron McGoveny),

 * 클리프 버튼(Cliff Burton),

 * 제이슨 뉴스테드(Jason Newsted)가 그들이다.

 

이들의 영입과 탈퇴(사유 포함)를 시간순으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982년 데이브 머스테인(Dave Mustaine) 영입 - 리드기타

1982년 론 맥고브니(Ron McGovney) 영입 - 베이스 기타

1982년 클리프 버튼(Cliff Burton) 영입 - 베이스 교체 (사유: 맥고브니의 낮은 기여도)

1983년 커프 해밋 (Kirk Hammett) 영입 - 리드기타 교체(사유: 머스테인의 약물&알코올 남용, 폭력성)

1987년 제이슨 뉴스테드(Jason Newsted) 영입 - 베이스 교체(사유: 클리프 버튼 사망)

2001년 제이슨 뉴스테드 탈퇴 - 개인 사유

2003년 로버트 트루히요(Robert Trujillo) 영입 (베이시스트 부재)

※ 1983년에 메탈리카에서 쫓겨난 기타리스트 데이브 머스테인(Dave Mustaine)은 헤비메탈 밴드 ‘메가데스(Megadeth)’를 조직하게 된다. 메탈리카는 무려 메가데스까지 잉태했었던 것이다.

아주 초기에 잠깐 스쳐간 2명(데이브 머스테인, 론 맥고브니)은 논외로 하고,

짧게 스쳐간 두 명이 포함된  초기 메탈리카, 왼쪽부터 맥고브니, 헷필드, 울리히, 머스테인 (*이미지 출처 : Metal Wani)

1983년에 커크 해밋이 영입되면서, 메탈리카는 최초의 완성된 라인업을 갖추게 되었다.

라스 울리히(Lars Ulrich, 드럼)

제임스 헷필드(James Hetfield, 보컬-리듬기타)

클리프 버튼(Cliff Burton, 베이스 기타)

커크 해밋(Kirk Hammett, 리드기타)

이렇게…

왼쪽부터 커크 해밋, 제임스 헷필드, 라스 울리히, 클리프 버튼(*이미지 출처 : Louder)

아무런 일이 없었다면, 그 일만 없었다면 단언컨대, 메탈리카는 더 이상의 멤버 교체 없이, 이 멤버 그대로 현재에 이르렀을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일은 그렇게 되지를 못한다.


1986년 3월 3일, 세 번째 스튜디오(정규) 앨범 [Master of Puppets]를 발표한 메탈리카는, 곧바로 3월 27일부터, 8곡이 수록된 앨범에서 제일 마지막 트랙 곡명을 딴, 'Damage, Inc. Tour'라는 이름으로, 월드투어를 시작했다.


그 투어 도중이던 1986년 9월 27일, 메탈리카에게 크나큰 불행이 닥친다. 

스웨덴에서 투어버스를 타고 가던 도중 버스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던 것이다. 같은 버스에 타고 있었던 다른 멤버들은 모두 무사했으나, 창문 밖으로 튕겨져 나간 클리프 버튼(Cliff Burton)이, 버스에 깔리면서 현장에서 사망했다.

스웨덴 사고 장소 근처에 있는 클리프 버튼의 지석(誌石) (*이미지 출처 : Wikipedia)

당시에 멤버들이 받았던 충격과 상실감은 엄청나게 컸고, 밴드도 운명의 기로에 서게 되었다.


고인이 된 클리프 버튼(Cliff Burton)도 틀림없이 나머지 멤버들이 밴드를 계속하기를 바랄 것이라는 것, 그리고 버튼 가족들의 응원에 힘입어, 나머지 3명의 멤버는 밴드를 계속해나가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해서 멤버 모집 오디션이 열렸고. 오디션에 참가했던 40여 명의 후보 속에서, 클리프 버튼의 빈자리를 채울, 제이슨 뉴스테드(Jason Newstend)가 선택되었다.


아물지 않은 상처

메탈리카를 처음 알게 된 때에, 그 후 그들의 새 앨범이 발표될 때마다 한달음으로 가서 구입했던 모든 앨범 속에서, 그렇게 그들의 전성기를 지켜보았던 모든 시간에 걸쳐, 나에게 메탈리카의 베이시스트는 제이슨 뉴스테드(Jason Newsted)였다. 그래서 나는 그를 좋아한다.


그러나 메탈리카 멤버들의 생각은 달랐던 모양이다.


표면적으로는, 뉴스테드가 메탈리카에 몸담고 있을 때, 자신의 개인 음악활동을 병행하고자 했고, 그것에 대한 의견 조율이 안되면서, 자연스럽게 탈퇴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뒤에 나온 다른 이야기가 있다.


안타깝게도 그는 메탈리카와 오랜 기간을 함께 했음에도, 완전히 동화되지 못했었던 모양이다. 곡 작업에도—마치 비틀스(The Beatles)의 링고 스타(Ringo Starr)처럼—거의 참여하지 못했다.


클리프 버튼이 메탈리카와 함께 하는 동안 발표한 3장의 정규 앨범(26곡 수록)에서 클리프 버튼은 1곡을 단독 작곡했고, 9곡에 울리히-헷필드와 함께 공동으로 참여했고, 클리프 버튼의 사후에 발표된 메탈리카의 네 번째 정규 앨범 중의 1곡에도 공동작곡가로 이름을 올렸다.

제이슨 뉴스테드(Jason Newsted) * 이미지 출처 : Wikpedia

반면, 제이슨 뉴스테드가 메탈리카에 몸담고 있었던 대략 15년(1987~2001) 동안 발표된 4장의 앨범(48곡 수록)에서,

뉴스테드(Newsted)에게는 단독 작곡의 기회는 없었고,

4번째 앨범 [... And Justice for All]에서 ‘Blackened’,

5번째 앨범 [Metallica]에서 ‘My Friend of Mysery’,

7번째 앨범 [Reload]에서 ‘Where the Wild Things Are’ 

이렇게 총 3곡에서, 울리히-헷필드(Ulrich-Hetfield)와의 공동 작곡만이 허락되었다.


메탈리카의 오디션을 통과했으니, 연주 실력은 이미 검증된 것이다. 뉴스테드는 보컬도 제법 괜찮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무대 퍼포먼스도 아주 훌륭했다. 그런 그가 메탈리카에서 느꼈을 소외감과 좌절감은 컸을 것이다.


음악가로서 창작에 대한 욕심이 없을 수 없다—메탈리카의 기준에는 그의 작곡 능력이 다소 미흡했을 수도 있겠지만—메탈리카 시절의 그는, 본인의 뜻과는 다르게, 철저하게 그것에서 배제되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마치 니르바나(Nirvana) 시절에는 별다른 존재감 없던 드러머 '데이브 그롤(Dave Grohl)'이, 본인이 결성한 밴드 '푸 파이터스(Foo Fighters)'에서의 역할은 중추적인 것처럼, '뉴스테드(Newsted)'도 메탈리카를 떠난 후에는, 자신이 직접 만든 밴드에서, 다른 밴드에서도 활발하게 창작활동을 한다.


정말 슬픈 일이다. 사고로 인해, 함께하던 동료를 잃고, 가슴속의 트라우마를 간직한 메탈리카의 멤버들, 클리프 버튼에게 갖고 있던 애정을 제이슨 뉴스테드에게로 옮기지 못한 그들. 새로 영입한 멤버에게 끝내 마음을 열지 못한 그들.


동시에, 클리프 버튼의 사망 후, 메탈리카에 합류하여, 1986년부터 2001년까지 15년을 함께 했음에도, 결국 밴드에 완전히 동화되지 못했던 베이시스트, 그래서 결국 큰 밴드에서 작은 역할로만 머물렀던 제이슨 뉴스테드(Jason Newsted).


클리프 버튼(Cliff Burton)의 상실은 모두에게 오랜 기간 두고두고 상처가 된 듯하다.


2003년부터 이제 거의 20년이나 메탈리카와 함께한 로버트 트루히요(Robert Trujillo)가 내게는 여전히 낯설고, 아직도 뉴스테드(Newsted)만이 메탈리카인 것처럼 느껴진다. 뉴스테드의 탈퇴가 안타깝고,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는다—클리프 버튼을 잃었던 메탈리카 멤버들의 마음이 어쩌면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버튼이 멤버였을 때(좌-이미지출처: Louder)와 뉴스테드가 멤버였을 때(우-이미지출처: Ultimate Classic Rock)
※ 어렵지 않게, 우연찮게 찾은 사진에서 클리프 버튼(왼쪽 사진의 가장 왼쪽)은 다른 팀원들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으며, 제이슨 뉴스테드(오른쪽 사진의 가장 왼쪽)는 표정이 밝지 않고, 혼자만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어 묘한 느낌을 준다.


여전히 왕성한 전설

최고의 헤비메탈 밴드라는 타이틀에 그 누구도 이견을 제시할 수 없을 만큼, 메탈리카의 업적은 이미 차고 넘친다. 음반 판매량에서는 비교할 경쟁자조차 없고, 수상내역도 화려하다. 그래미를 9회 수상했고,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2회, 빌보드 뮤직 어워즈 5회 등등, 영미권 크고 작은 각종 어워즈에서, 총 168회 후보에 올라 103회 수상을 했다.


그들은 여전히 건재하고, 여전히 수없이 많은 팬들이 항상 그들의 새 앨범을 기다리고 있다.

[블랙 앨범(The Black Album)] 이후의 그들은, 발매한 모든 앨범을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1위에 올려놓는다. 2016년 11월에, 10번째 정규앨범 [Hardwired... to Self-Destruct]를 내놓았고, 앨범 시장이 몰락한 시기임에도, 미국에서 플래티넘(1천만 장)을 기록했다.


그 후로 거의 7년이 흘렀다. 기존 그들의 행보를 되짚어 추론해 본다면 조만간, 혹시 더 늦어지더라도 1~2년 안에는, 나이 들었지만 여전히 젊은, 그들의 음악을 만나게 될 것이다.

2017년 런던 공연 중. 왼쪽부터 Lars Ulrich, James Hetfield, Kirk Hammett, Robert Trujillo (*이미지 출처:Wikipedia)
청춘의 음악

누가 뭐라 해도 헤비메탈은 청춘의 음악이다.

헤비메탈을 듣는 거의 모든 이들은 그들의 청춘에 그것을 시작하고, 그들 중의 대부분이 오직 그들의 청춘 동안만 그것을 듣는다.


학창 시절, 통학을 위해 이용하던 시내버스 안에서, 메탈리카를 정말 많이 들었다. 야외에서는, 특히나 승객으로 가득 찬 대중교통 안에서는, 자연스레 볼륨이 크게 (거의 끝까지) 올라간다. 거기다 메탈리카 아닌가. 가끔 내 노후의 청력이 걱정된다. 아직까지 불편함을 느낀 적은 별로 없지만, 더 나이를 먹었을 때에도, 잘 들리는 노후를 소망해 본다.


언젠가 맞이할, 내 짙은 노년의 어느 날에, 설혹 귀가 많이 먹더라도, 메탈리카를 원망하지는 않겠다.

그때 푸르렀던 나의 청춘에, 더 푸른 그들의 음악을 들을 수 있어, 더없이 행복했다고 말하겠다.


<완결>


* 표지 이미지 출처 : 나무 위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