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영혼 속에 녹아드는 글을 쓰고 싶다.
한 번이라도 전류가 흐르는 글을 쓰고 싶다.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통찰을 주는 글, 독자의 마음에 닿아 그들의 삶의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글, 머리로 이해시키기보다는 마음으로 감동하여 당장 책을 덮고 새로운 행동을 하게 만드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
한 겨울 전기장판 위에 덮어놓은 이불처럼 따뜻하게 독자를 안아주는 글을 쓰고 싶다.
다 괜찮다고, 그대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주는 글, 힘든 마음을 잠시 이 공간에 내려놓고 잠시 안겨 쉬라고 말하는 글을 쓰고 싶다. 인생은 여전히 아름답고, 충분히 살아볼 만한 것이라고 마음으로 위로하며 공감할 수 있는 글, 다 아는 이야기인데도 왠지 힐링이 되고 그저 읽고 있는 것만으로 가슴이 따뜻해지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
아이들에게 가슴 벅찬 꿈을 꾸게 만드는 글을 쓰고 싶다.
너는 세상에 하나뿐인 소중한 존재라고 말해주는 글, 네가 꿈꾸는 것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고 알려주는 글, 세상이 정해놓은 기준이 아니라, 스스로 정한 기준에 따라 당당하게 세상을 이겨내고 성장하라고 말해주는 글을 쓰고 싶다. 어른들의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들을 비난하고 외면하기보다는 그 모습에서 교훈을 얻고 더 나은 존재가 될 수 있게 이끌어 주는 글을 쓰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글을 쓰고 싶다.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다 그대들 때문임에 감사하다고 말하는 글, 그대들이 있었기에 내 삶이 빛날 수 있었다고 말하는 글, 한 명 한 명과의 추억과 서로 환하게 웃어주던 장면들을 떠올리며, 그 사소한 장면들로 인해 살아볼 만했다고, 기뻤다고, 행복했다고 말해주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
나에게 편지를 쓰고 싶다.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세상에서 참 많은 일이 있었지만, 잘 살아왔다고, 잘 견뎌냈다고, 모든 순간이 충분히 좋았다고 말해주는 글을 쓰고 싶다. 이제 무엇을 할 것인지, 어떻게 살 것인지, 내 삶의 이유를 알았으니 그것을 거침없이 살아내라고 말해주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 내 못난 모습들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고, 내가 가진 가치들은 더 찬란하게 빛나도록 격려하고, 조언하는 글을 쓰고 싶다.
언젠가 내가 이 세상과 작별하는 날이 오더라도 그 글들로 인해 사람들의 마음속에 녹아들 수 있기를. 진정한 죽음은 육체의 소멸이 아니라,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것이기에. 오랫동안 사람들의 기억 속에, 가슴속에, 영혼 속에 함께 머물 좋은 글을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