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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어느 작가 지망생에서 보내는 편지 2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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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변대원 Oct 02. 2023

#_쓰고, 쓰고, 또 쓰세요.

쓰는 만큼 성장합니다.

오늘도 글을 씁니다. 일종의 강박처럼, 때로는 습관처럼.

글을 쓰고 싶은 주제가 몇 가지 떠올랐지만, 오늘 쓰고 싶은 글감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다시 쓰는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우리 몸은 쓰면 쓸수록 발달합니다. 머리를 많이 쓰면 머리가 좋아지고, 몸을 많이 쓰면 몸이 좋아집니다. 젓가락이라는 도구를 자주 쓰는 우리는 손가락의 세밀한 근육이 훨씬 발달해 있기 때문에 대다수의 다른 나라에 비해 손으로 세밀하게 작업하는 일에 탁월한 성취를 보이기도 합니다.

글도 쓰면 쓸수록 발달합니다. 단순히 글 쓰는 능력만 늘어나는 게 아니라, 글을 통해 나를 발견하게 되므로 쓰지 않고 살아갈 때는 알 수 없었던 자신의 모습을 알게 됩니다. 보다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보기 시작하면 스스로의 쓰임에 대해서도 다시 깨닫게 됩니다. 내가 잘한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마음만 앞섰을 뿐 실상은 미숙한 채로 머물러 있다거나, 내가 못한다고 생각해서 쉽게 도전하지 못했던 것들이 사실은 나의 재능과 더 가까이 있는 것임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쓰지 않고서는 쉽게 알 수 없는 것들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꾸준히 쓰는 습관의 벽에 막혀 나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이유는 잘 쓰려고 하기 때문인데요. 헬스장에 처음 가면서 100kg짜리 역기부터 들려고 하면, 당연히 운동을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힘만 들게 뻔합니다. 이전에 잘 쓰던 사람들조차 한동안 글을 안 쓰면 글쓰기 근육이 줄어들면서 글 쓰는 게 어색해지곤 하는데요. 글을 많이 써본 경험이 없다면 당연히 글을 잘 쓰기 어렵습니다. 지극히 당연한 거니 부끄러워할 필요도 무리할 필요도 없이 그저 할 수 있는 수준에서 시작하면 됩니다. 내가 지금 1kg 아령에 맞는 수준이라면 우선 그 수준부터 시작하는 게 가장 좋은 것처럼 말이죠. 대신 꾸준히 반복하다 보면 조금씩 더 무거운 아령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처럼, 내 생각을 꾸준히 글로 풀어내며 나와 대화하다 보면 차츰 글쓰기 운동 자체가 습관이 되고, 말하듯이 편하게 글로 적을 수 있는 시기가 찾아옵니다. (여기서 말하듯이 쓴다는 것이 좋은 글을 바로 척척 써낸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렇게 쓰기가 습관이 되었다면, 그다음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제는 내가 원하는 것들 조금 더 많이 나에게 써주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위한 글을 적어야 합니다. 내가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는 글을 적어야 합니다. 그런 글을 적기 위해 그런 책을 읽고 필사하는 것도 방법이고요. 그렇게 책을 읽고 느낀 점을 다시 내 글로 정리해 보면 더 큰 도움이 됩니다.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의아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이 책을 쓰기 위한 과정으로만 인식하는 경우인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만, 우리는 책을 쓰기 위해 글을 쓰는 게 아니라, 글을 쓰다 보니 책을 쓸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아니, 그렇게 해서 언제 책을 쓰냐고 물어보시는 분이 계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네, 좀 느릴 수도 있겠네요. 괜찮습니다. 느려도 결과적으로 훨씬 더 빨리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과정도 즐거울 테니까 말이죠.

저는 제 삶이 더 나아지고, 성장하기 위해서 읽고 씁니다. 내가 읽은 책이 내가 쓴 글이 나와 맞닿아 있지 않다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러므로 읽고 쓰는 것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나를 성장시키는 방향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 역시 책을 무척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책을 너무 숭고하거나 고귀하게 생각하진 않습니다. 책이 나보다 우선시 되어서는 안 되는 일이니까요. 책에서 자유로워질 때 진짜 독서를 맛볼 수 있게 됩니다.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삶을 위해 글을 쓰는 것이지 글을 쓰기 위해 사는 건 아니잖아요. 그러니 글을 쓰되 글에 휘둘려선 안될 것입니다. 글이든 책이든 내가 휘둘러야지요.

우리는 매일 글을 쓰며 매일 성장의 씨앗을 뿌립니다. 내 삶이라는 숲을 더 울창하게 만들기 위해서겠지요.

잘 생각해 봐, 제제. 이 나무는 아직 어리지만 자라면 아주 멋진 오렌지나무가 될 거야. 그리고 너랑 함께 커 가는 거야. -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중에서

우리가 뿌린 오늘의 글이 작은 씨앗이 되어 멋진 생각으로 자라날 것입니다. 그러니 매일 더 좋은 글의 씨를 뿌리고, 더 좋은 책의 비료를 뿌려주세요. 오늘 쓴 글은 비록 작고 미숙하지만, 매일 쓰고, 쓰고, 또 쓰다 보면 분명 점점 더 멋진 나무로 자라나는 걸 보게 될 겁니다. 그렇게 자라난 생각이 우리 삶을 더욱더 풍요롭게 만들어 줍니다. 쓰는 만큼 성장합니다. 성장한 만큼 더 큰 세상을 볼 수 있고, 더 큰 세상을 볼 때 우리는 더 나은 내 삶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

오늘 이 글도 제대로 다듬어지지 않은 생각들의 향연이라, 많이 미숙할 겁니다. 하지만 분명 더 아름답게 자라날 거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오늘만큼의 성장을 하고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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