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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Aug 28. 2019

#_탯줄과 이어폰

연결되어 있는 것만이 가치있다.

첫째가 태어날 때 아빠가 된 내가 가장 처음 한 일은 탯줄을 자르는 것이었다. 엄마와 한 몸이었다가 이제 독자적인 개체로 세상에 나와 진정한 독립성이 확보되는 순간이었다. 탯줄은 하나의 연결성이다. 태아는 독자적인 생명체이지만 혼자서는 살 수 없는 미완의 존재임을 의미한다. 즉 모체가 있어야만 그 존재가 증명된다.


이어폰은 모체가 없이는 혼자서 기능할 수 없다는 점에서 탯줄과 닮았다. 스마트폰(혹은 다른 디바이스)에 연결된 것만 의미가 있을 뿐 연결되지 않은 것은 장치로써의 가치가 없다. 사람도 이어폰도 "연결"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지만, 내 삶과 연결되는 사람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연결성은 사람의 존재가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나는 세상과 연결된 존재인가? 나 혼자 어떤 특별한 존재인양 생각할 수 있으나 다른 사람들과 연결점이 없는 존재가 가지는 의미는 사실상 없다. 신형 에어팟2(블루투스 이어폰)를 구입했다고 하더라도 스마트폰과 페어링되지 않으면 쓸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오직 연결되어 있는 것만이 가치있다. 


궁금하다.

나는 어떤 모습으로 타인과 연결되어 있을까?


그 연결점이 곧 나의 정체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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