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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Sep 06. 2019

#_타인이라는 거울

유독 거슬리는 타인의 모습 속에 내가 있다

유독 단점이 잘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처음에는 지적하기도 하고, 때로는 조언도 해보면서 고쳐보려고 해 보았지만, 잘 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왜 나는 그 사람의 그런 단점이 그토록 거슬리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그리고 한 가지 의미 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의 가장 거슬리는 단점이 바로 내가 감추고 싶었던 내 단점이었다.


사람은 수많은 경험을 통해 사실과 감정을 인식하며 산다. 그런 모든 경험은 다시 타인을 이해할 때 꺼내 쓰는 인식의 기준이 된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타인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거꾸로 표현하면 내가 경험해 보지 않는 것은 공감하긴 어렵다는 이야기다.


유독 타인의 단점을 잘 지적하고 잘 발견하는 사람은 자신이 오랫동안 자신의 단점을 지적받아왔던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유독 더 잘 보이는 단점은 특히 내가 가장 쓰라리고 아팠던 단점으로 지적받아온 부분일 수 있다. 그래서 너무 잘 아는 것이다.

키가 큰 사람들은 키 작은 걸 단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키 작은 것에 민감한 사람들은 역시나 키가 작은 사람들이다. 책을 많이 읽은 사람들은 자신이 모르는 책에 대해서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좋은 책을 알게 된 것에 기뻐할 뿐이다. 모르는 책 이야기에 얼굴을 붉히는 사람들은 대체로 책을 안 읽은 사람들이다. 뭔가 자신의 지적 콤플렉스를 건드리기 때문이다. 모르는 책이 많은 건 당연한 사실임에도 “모른다는 사실”에 자존심이 상하기 때문이다.


타인을 볼 때 유독 잘 보이는 것들은 내가 그와 관련된 생각, 고민 등이 많았다는 반증이 아닐까? 결국 타인에게서 무엇을 보는지가 나 자신을 말해준다. 타인은 가장 정확한 나를 보여주는 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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