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먼저 구할거야?

2019.3.4.

너무 여자여자한 질문에
무뚝뚝한 엄마의 말문이 트였다.

" 현아, 대답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
그런데 앞으로 살면서 여자한테 이런 질문을
받을지도 몰라."

이 말을 시작으로 일장 연설 시작.

남자는 뭔가를 같이 하면서 우정을 다지지만
여자는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친해진단다.
가끔 여자 친구가 남자 친구한테
상상 질문을 해서 남자 친구를 곤란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니 진이가 저런 질문을 해도 이해해라.

그랬더니 현이가 물었다.

"무슨 질문하는데?"

난 잠시 생각하다가

"예를 들면 이런 거,
'나랑 너네 엄마랑 물에 빠져있으면 누구부터 구할 거야?'
이렇게, 이런 질문받으면 어때? "

"진짜 싫어"

이렇게 말하고,
속으로 나 어쩐지 설명을 잘해주는 쿨한 엄마인가
하며 므흣하고 있었을 때였다.

의뭉스러운 표정을 짓던
현이의 한 마디.

"엄마, 엄마는 아빠랑 외할머니 빠지면 누구 먼저 구할 거야?"



+

내 대답은,

'엄마는 아빠 먼저 빨리 구해서
할머니 구해오라고 시킬 거야.'

였다.


++

그 이후로도 계속된

'누구 먼저 구할 거야' 질문 쓰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