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파괴하는 달리기, 그리고 잘 달린다는 것의 의미
6월 17일부터 21일까지 4일간 출퇴근 러닝을 안했습니다. 매일 평일에 15km씩 출퇴근 러닝을 했는데... 아마 종종 이렇게 출퇴근 러닝을 안하는 날이 있을 것 같아요.
이유는 왠지 모르게 몸이 골병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매일 뛰는 걸 강박처럼 생각하면 안되는데, 그러고 있었습니다.
4월에서 5월로 넘어가는 시점, 오른발 발바닥 뒤꿈치 쪽에 통증이 있어 3주간 쉬었는데 통증이 괜찮아지자 하프마라톤을 달렸고 그 이후로 매일 평일에 15k 출퇴근 러닝을 해왔습니다. 주말에 가끔 10k를 뛸 때도 있었어요.
오른발바닥 뒤꿈치의 통증은 올라오기 시작했고 이상하게 목뒤랑 허리도 조금씩 아파왔네요. 견딜 수 없을만큼 뛸 수 없을만큼 아픈건 아니지만 뭔가 기분이 안좋았죠. 정상적인 컨디션이라고 말할 수 없는 상태
괜히 이런 기분이 들더라고요. 건강하려고 하는 달리기인데 일상 생활 잘하려고 하는 달리기인데 왜 몸이 아프지? 그리고 몸을 아프게 하지 않겠다고 잘 돌보며 달리기를 하려고 했는데 왜 또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왜 자꾸 달리기 욕심을 버리지 못하지? 라는 생각들
뭔가 기록을 하지 않고,
그냥 머릿속으로
괜찮아질거야~
마사지 이따 하지뭐
스트레칭 해주지 뭐 하고 통증을 가벼이 생각하고
그때 잠깐 온족욕으로 줄이고 다시 다음날 달리고 통증이 다시 올라오는 삶.
이게 좋은 삶이라 할 수 있을까...?
달리기만 생각해서 달리기 때문에 피곤해서 가족에게 서운함을 주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주객이 전도된 느낌.
잠을 제대로 자지 않고 새벽에 일어나 유튜브 편집을 하고, 출퇴근 러닝을 했어요.
집에 돌아와서 저녁메뉴를 골라달라는 와이프 말에 몇번 메뉴를 골라줬지만 고민하는 와이프.
순간 귀찮다는 생각이 들었고
설거지나 하겠다고 말하고
말없이 피곤한 얼굴을 팍팍 보이며 설거지를 했습니다.
와이프 마음은 어땠을까요?
체력을 길러서 중요한 일들을 해야하는데
일상을 잘살아가야하는 나인데
지금은 되려 이 무리한 생각없는 달리기 때문에
일상이 파괴되어가고 있는 느낌. 좋지 않다. 정신차리자
”내 몸을 가볍게 만들고 행복하게 만들자. 뭉치고 뻐근한 부분은 풀어주고
달리기도 컨디션 봐가면서 하자. 무작정 하지 말고 힘들면 쉬고. 기분좋게 달리고“
달리고 나서의 성취감도 물론 중요하지만 달리고 난 뒤 일상을 잘 살아가는 것도 무척 중요합니다.
잘 달린다는 건 결코 빨리 매일 꾸준히 달린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일상이 파괴되지 않고 더 행복해지는 달리기를 해야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해당 글은 러너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영상으로도 확인하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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