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낭만팀장 Oct 27. 2021

지쳐버린 내가 안쓰럽다

모두가 성공할 순 없어도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길 찾기


치열한 시대.

부동산, 주식으로 대표되는 재테크.

명품과 외제차를 통한 자기 표현.

다이어트, 디톡스, 그래 피지컬.

누군가 독서와 자기계발 몰입.


나는 직장인.

올해로 20년 차가 되었다.


만 20년을 꽉 채워 직장을 다니니

할 이야기도 참 많지만

오늘은 나를 돌아본다.




코로나와 4차 산업혁명의 변화를 

한 번에 만나고 난 후에

몇가지 변한 것들이 있다.


지겹도록 평범한 직장인에게

이 변화는 그닥 달갑지만은 않다. 


사실 요즘 세상은 참 복잡하고,

때로는 피로감을 더한다.




셀수 없이 많은 고급(?) 정보가 

유튜브나 책을 통해서 흘러넘친다.

모두들 스스로가 가장 중요하다고 

어필하고 있다.


책을 읽어야 세상을 바꿀 수 있고,

유튜브를 안하면 바보인거 같다.

지금 집을 사지 않더라도 

부동산 공부는 계속해야 된다고.

주식에 관심이 없더라도 

경제 공부는 기본이고,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주식이나 ETF, 채권까지 작게라도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나의 내면을 가꾸기 위해서는 

피트니스, PT, 디톡스, 식이요법으로 

몸도 함께 가꾸어야 하고, 

주변 사람들과 낚시나 캠핑 

또는 독서클럽까지 취미 생활을 

도전하라고 한다.

아. 정말. 뭐가 이렇게 많아




나의 하루를 돌아보니.

직장생활을 20년을 해도 

출퇴근부터 힘겹다.

학교 다닐때 등하교는 이렇게 힘들지 않았던 거 같은데.

학교 다닐때 등하교는 

이렇게 힘들지 않았던 거 같은데.


하루 왕복 3시간의 출근시간은 

수도권 직장인의 평균이다.


집에 도착하면, 아이들과 잠시 

잠깐이라도 대화하고 놀아줘야 한다.


칼퇴근을 해도 집에 도착해서 씻고, 

저녁을 먹다 보면 금방 9시가 된다.

새나라의 어린이 취침시간..


다음날 붐비는 지하철을 조금이라도 

여유롭게 타려면  

밤 10시에는 잠들어야 한다.

체력이 그렇게 되어버렸다.


아마도 비슷한 하루를 보내는 

동병상련 직장인 동료들이 백만명은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와중에 짬을 내서, 책을 읽고 

유튜브를 보고 자기 계발을 위한 

모임을 갖는다는 것.

너무 힘든 일이다.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도.   



이렇게 현실의 힘듦을 투덜대지만

불안감이 더 크기 때문일까..


자기 계발부터 재테크까지 

다양한 시도를 어설프게 해본다.


한 달에 1권 이상 자기 계발서나

재테크 서적을 읽(으려하)고,

붐비는 출퇴근 지하철에서 

재테크 관련 유튜브 영상을 본다.

자차로 출퇴근 할 때는 오디오북을

켠다


인상 깊었던 책의 내용이나, 

유튜브 영상을 통해 얻은 지식을 

노트에 기록도 한다.

주말에는 부동산 사이트를 통해서 

요즘 시세를 둘러보고

투자 시뮬레이션을 해본다.


피곤한 몸과 머리를 이끌고라도

이것저것 건드려 본 데는

'불안감'이라는 에너지가 있다.


하지만, 요즘 느끼는 건 

강력한 터닝 포인트 - 예를 들어 퇴사(?) 같은 계기 - 가 없으면, 몸이 힘들고 마음도 지쳐간다는 것.



결국, 할 게 너무 많은 데 

대로 하는 건 없는 것 같다.

나 스스로가 안쓰러워지기 시작했다.



가끔 아침에 커피 한잔 하고,
연차나 쓰면서 맘 편히 살아요.

어느 날 후배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미래를 위해 지금 무언가를 해야 한다

라는 강박에 둘러 쌓여 있었던 

나에게는 마음의 부담을 덜어주는 

참 고마운 한마디였다.


그날부터 나는 잠시 나의 욕심 아닌 

욕심들을 내려놓기로 했다.

형광펜으로 밑줄 치며 읽던 책의 

책갈피를 빼고 덮어 놓았고,

집 앞 공원을 걸을 때 경제분야 

팟캐스트를 듣던 이어폰은 두고, 

파란 하늘을 사진에 담았다.

친구들과의 대화에 미래에 대한 

불안을 빼고 건강 이야기로 채운다.




잠시 멈춰서 내 삶을 돌아본다.


유튜브나 책을 통해 드러나는 

성공한 사람들을 따르려다 

지쳐 버린 내 모습이 안쓰럽다.


푸른 잔디밭과 하늘이 파랗고 넓게 

보이는 공원 한편에서 내 마음의 

평화를 찾고 싶은 때다.


모두가 성공할 수는 없다.

하지만 모두가 행복할 수는 있지 않을까 싶다.

나에게 맞는 행복의 길을 찾아볼까 싶다.

내 옆에 있는 친구들, 가족들, 동료들과 함께.




이전 01화 머리를 안 감고 출근하는 이유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