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기회로 '데이터야놀자(이하 데놀)'라는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데놀은 무려 2016년부터 진행된 유서깊은(?) 행사로,
오픈소스와 커뮤니티 정신을 기반으로 하고
어울림, 참여, 즐거움을 중시한다고 한다.
최근에야 이 행사를 알게 되었는데,
타임테이블을 보니 흥미로운 강의들이 많아 얼른 듣고 싶어져 신청하게 되었다.
예전에 '인프런'이라는 온라인 강의 사이트에서 주최한 행사를 참여한 적이 있는데 그 때와 비슷하게
여러 강의가 병렬적으로 진행이 되면 그 중에 하나씩 고르는 식이었다.
데놀 2024의 타임테이블은 다음과 같다.
이 중에서 나는..
1. 영상 크리에이터 파헤치기
2. 금융 데이터 및 AI 산업의 현주소와 미래 전망
3. 2년만에 110배 성장을 만든 데이터 문화 이야기
4. AI 시대, 나는 과연 어떻게 성과를 내며 살아가야 할까요?
5. 0원으로 시작하는 AWS 마이그레이션
6. 이상한 인턴을 한 명 고용했다
7. 코파일럿 스튜디오로 알아보는 MS의 미래 전략
8. Low Code, No Code가 AI를 만나면 가능한 시나리오와 데모
9. 데이터야, 놀자 수다떠실 분 여기로 오세요!
위와 같이 참여를 하였다.
위치는 마이크로소프트 광화문 오피스 13층이었다.
이런 세계적인 대기업 오피스를 구경해보는 것으로도 가치가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이미 꽤 많은 분들이 행사를 준비하느라 분주한 것이 보였고,
사전 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기에 내 명찰을 받은 후에는 뭘 해야하지..? 하면서 조금 멍때렸던 것 같다.
멍때리며 일단 휘적휘적 군데군데를 돌아보다가 저 가운데에 포스트잇이 붙어있는게 보이는가..?
저게 방명록인데 저거 쓰면 도서 쿠폰을 준단다.
공짜는 좋으니까 냉큼 썼다.
내용은 그냥 좋은 행사 준비해주셔서 감사함돠~ ^^ 뭐 이렇게..
그래서 고른 첫 번째 책.
내가 평소에 인공지능을 공부하다 보면 어렴풋이 느낀 부분 (AI 신경학 관련)을 좀더 명확히 할 수 있을 것 같아 집은 책이다.
책도 얻었으니~ 행사장을 좀 더 돌아다니다보니 내 명찰에 도장을 세 개 찍으면 또 도서쿠폰을 준단다.
그럼 찍어야지
도장을 어떻게 찍냐?
행사장 내부에 있는 여러 참가기업 데스크에 방문해서 설문조사 등 정해진 루틴을 실행한 후 찍어주쇼! 하면됨.
그래서 얻은 것들.
도장 세 개 다 찍은 뒤에 두 번째로 고른 책은 '제로 트러스트'.
웹앱 개발자인데도 불구하고 보안에 대한 관심을 쏟을 새가 잘 없었던 것 같다.
책의 많은 장점 중 하나가 혼자서는 아주 어렵게 얻을 경험을 굉장히 값싸게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일 테다.
사실 보안은 이 데이터 시대에 가장 중요한 소양 중 하나일텐데,
제대로 공부해보지 않은 나를 반성하며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여담으로 마소 오피스는 역시 위치가 위치인지라 경치도 기가 막혔다.
경복궁이 내려다보이는 뷰라니..
그렇게 약 30분 가량 시간을 보내자 첫 번째 강의가 시작되었다.
강의와 관련된 이야기는 추후에 따로 작성하도록 하겠다!
세 번째 강의까지 끝내고 나니 어느 새 점심시간이다.
샌드위치 하나씩과 커피, 주스, 콜라 등 다양한 음료가 준비되어있었다.
근데 나는 샌드위치랑 주스만 먹음
샌드위치 크기가 작아서 먹고나서도 좀 배고팠음
인상적이었던 것 하나는..
마소 광화문 오피스의 휴게공간에는 XBOX나 마인크래프트 등 마소 게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사진을 못 찍어서 좀 아쉽다.
점심식사 후 오후 강의시간.
오전과 마찬가지로 역시 좋은 내용들, 배운 점이 많았다.
인상깊었던 내용들 중 하나는
모요라는 회사의 한 데이터 분석가님의 강의였다.
데이터를 중심으로 하는 회사 문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들과 그 결과가 주된 내용이었는데..
비즈니스와 관련된 여러 판단들을 직관적으로 하기보다는
철저히 데이터에 기반한 사고를 하여야 하며,
그 사고를 쉽고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그렇다면 그런 시스템은 어떻게 갖추어야할까?
모요에서 했던 시도들은 다음과 같다.
1. 자체적으로 Data Lake를 구축해서 활용하고 있다.
2. 모든 동료들로 하여금 데이터에 쉽게 접근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한다
: 슬랙봇, BI툴, 믹스패널 등을 활용
3. 통합된 로그 체계를 구축함
: 그리고 이를 모든 동료들이 이해하고 활용하고 있다
4. 크롬 익스텐션을 통해 어떤 로그가 있는지 바로 알 수 있고, 보려는 퍼널의 로그가 뭔지 바로 알 수 있다. 원하는 퍼널을 쉽게 믹스패널 리포트로도 만들 수 있다
5. 신규 입사자를 위한 데이터 온보딩 (데이터 문화에 바로 적응할 수 있도록)
6. A/B 테스트를 정말 많이 한다. 여기서 배운 내용을 그 다음 실험이나 개선에 적극 활용한다.
7. 위의 노력들을 통해 꼭 데이터 분석가가 아니더라도 자연스럽게 데이터를 분석해서 올리는 '문화'가 정착되었다.
정말 멋진 시도고,
이것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최근 내가 Amplitude를 이용해서 사내에 기능 플래그(또는 기능 토글)을 도입하였는데
그런 김에 Amplitude를 좀 더 활용해 모요에서 시도한 방식을 일부 모방해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들은 나에게 굉장한 자양분이 될 것이다.
여차저차해서 약 6시가 되었다.
7시쯤 경품 추첨이 있어서 가능하면 기다릴랬는데
점심을 적게 먹은 나머지 너어~~무 배가 고팠다.
그래서 그냥 집에 가야지.. 했는데..
때맞추어 피자를 주더라.
아.. 이러면 더 있어야지..
피자도 먹고.. 휴게공간에서 잠깐 쉬다가 네트워킹 시간이 되었다.
나는 한창 진행 중인 중간에 들어가서 굉장히 민망했다.
네트워킹이 원체 익숙치 않은 INTP이기에
어버버하면서 질문에 답만 했다..
자기소개.. 강의 소감.. 등등..
숨막히게 어색한 시간이었다 ㅠ
근데 다른 분들도 다 어색해보이시더라
데놀의 직원분들이 조마다 껴있었는데
대화를 유도하느라 많이 힘들어보이셨다..
하지만 난 그것을 도울 능력이 없다.. '유감 표명'
그 이후 인스타 스토리 이벤트에 참여해 책을 또 얻음
'켄트 벡의 Tidy First?'
나에게 정말 필요한 책이다.
더 나은 소프트웨어 설계를 위한, 좋은 코드를 위한 책인데
특히 요즘 그냥 필요한 기능을 빠르게 개발하는 데만 집중하고
'좋은' 코드를 생산하는 데에 신경을 덜 쓰고 있다는 느낌이 들던 차에
아주 시기적절한 책이 아닐 수 없다.
꼭 열심히 읽어보고 적용할 것이다.
7시가 되어 최종 경품 추첨을 하게 되었다.
회색의 이쁜 우산 하나 받았다.
최종적으로 무려 책 세 권에 우산 하나 + a 까지 받은 아주 풍성한 행사였다.
25년에도 잘 부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