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과 약속을 잡고 만나다 보면 보통 두 개의 유형으로 나뉘곤 한다.
여유를 좋아하는 사람 vs 딱 맞춰 오는 걸 좋아하는 사람
여유를 좋아하는 사람은 약속시간이 5시라고 했을 때, 오는 길이 막히거나 헤맬 경우를 생각해 미리 나온다. 시곗바늘을 계속 확인하며 5시가 넘는지 안 넘는지 간당간당한 마음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보통 예상시간 보다 빠르면 4시 35분 정도에 도착한다. 도착하여, 만날 상대방에게 도착했으니 천천히 보자고 문자를 해두고, 근처 카페에 들어가 있거나 상점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낸다. 나는 그런 사람이다.
반대로 딱 맞춰 오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약속시간이 5시라고 했을 때, 5시에 딱 맞춰서 도착하는 경로로 찾아두고 자신이 찾아둔 경로대로 버스를 타고, 도착했을 때 희열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여유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스케줄이 있는 아침에는 오전 일찍 눈이 떠진다. 그래서 아침 일찍 먹는 브런치도 좋아한다. 보통 브런치 카페가 11시부터 연다면, 나는 9시에 여는 브런치 카페에 가서 브런치를 여유 있게 먹고 싶어 한다.
뭔갈 좋아할 때도 마찬가지다. 나는 영화가 개봉하면 영화가 개봉하는 날 딱 맞춰 예매한 뒤 보는 거보다, 여유를 두고 사람들의 반응도 살피며 나의 스케줄을 조절하며 텀을 두고 보는 게 좋다.
같은 맥락에서 책을 읽을 때도 그렇다. 나는 책을 시작하면 끝내야 한다는 압박감 없이 여러 개의 책을 두고 읽고 싶을 때 여유 있게 끝내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요즘 읽고 있는 중인 책이 5권 정도 된다. 나 스스로 용어를 붙이기를 '동시다발독서'라고 부른다. 대신, 동시다발독서할 때 내용을 잊지 않게끔 내가 읽어둔 페이지, 읽은 대략적인 내용을 요약해서 기록해 둔다. 또 5권이 넘지 않게 새로운 책을 시작하고 싶으면 사두고, 5권 중 한 권이라도 완독 했을 때 시작한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은 어떤지 궁금하다.
여유를 좋아하시는지, 딱 맞추는 걸 좋아하시는지.
오전 일찍 먹는 브런치를 즐기시는지, 오전과 오후 경계 사이에 놓인 브런치를 즐기시는지.
책을 읽을 때 한 권을 시작하고 끝내시는지, 여러 권을 동시다발적으로 읽으시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