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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바라 Aug 10. 2019

<해리봉의 영혼탈출>#10. 나에게 가장 소중한 건..

사춘기가 코 앞인 삼춘기 초딩의 영혼 체인지 SF 어드벤처

#10. ♬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하여도 ♬



   엄마와 탁구를 치고 집에 들어와보니 아빠는 아직 안 들어오셨다. 내 방에 놓인 각시탈을 다시 들여다본다. 아침에는 다시 써봐도 아무 소용이 없었는데... 어디 한번 다시 써볼까? 각시탈 안쪽에서 다시 한번 빛이 반짝인다. 어제도 저런 빛이 난 뒤에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그러고보니 각시탈을 팔던 할아버지의 말이 생각난다.


“너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한번 잃었다가 해가 한번 더 떠오르기 전에 다시 되찾을 거다”


   해가 한번 더 뜨기 전이라면.. 오늘 밤인데 과연 엄마와 나는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까?


   각시탈이 살짝 웃는 것처럼 보인다. 각시탈을 소중한 안아서 조심스럽게 얼굴에 써보았다. 어제는 안경 쓴 해리의 얼굴이었는데 오늘은 엄마의 얼굴이다. 각시탈을 쓰고 거실 쇼파에 앉아있는 동그란 안경을 쓰고 동그란 배를 내밀고 있는 나에게 다가간다. 엄마가 토실한 내 손을 내민다. 나는 엄마의 가느다란 손으로 해리 손을 잡았다. 그 순간 이상한 정전기가 나면서 잠깐 1초? 2초? 정전이 된 것처럼 앞이 깜깜해졌다.


   그리고 다시 조심스럽게 눈을 살짝 떴을 때... “어? 안 바뀐건가?” 하는 순간, 아래 쪽에 통통한 손가락이 보였다. 오동통한 내 손가락. 꼼지락 꼼지락, 귀여운 내 손가락이 맞다!!!!


“야호!!!! 엄마 다시 돌아왔어!! 나, 봉해리로 다시 돌아왔어! 성공이야” 


   엄마는 아직도 눈을 못 떴다. 안 바뀌었을까봐 긴장되나보다. 내가 큰 소리로 엄마를 부르자 그제서야 엄마는 살짝 눈을 뜬다.


“아... 정말 다행이야... 아 왜 눈물이 나지.. 평생 바뀌는 줄 알고 정말 걱정 했어”


   엄마가 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나도 눈물이 났다. 내 몸이 너무 좋아서 양팔로 나비처럼 내 어깨를 감싸안았다.


   할아버지가 말한 내게 가장 소중한 건... 바로 나였구나. 세상 무엇보다 소중한 건 바로 나였어.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고 소중한 '나'라는 존재. 볼이 통통한 동그란 얼굴에 안경을 쓰고 앞니가 조금 나왔지만 귀여운 내 얼굴, 배가 살짝 나왔지만 배꼽은 튀어나오지 않은 사랑스러운 내 몸. 그리고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고 상상력이 뛰어난 내 영혼까지.


   나에게 가장 소중한 건 바로 세상 하나 밖에 없는 나였어! 이제 각시탈은 서랍장 안에 잘 숨겨둬야지…어떤 누구도 나처럼 소중한 것을 잃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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