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3)
미국에 간다고 했을 때 의외로 주변 사람들 중에서 보스턴에서 태어났거나, 자랐거나, 혹은 업무로 다녀온 이들이 있음을 알았다. 모 재단의 학예사로 일하는 분은 보스턴에서 미술사 공부를 한 적이 있었다. 단골 서점의 점장님은 어느 작가님의 강의 일정으로 동행하신 적이 있다고 했다. 화려한 관광지가 아닌 이 곳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내 주위에 많다는 것 또한 비슷한 결의 사람들이 이미 내 곁에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잘 가꿔진 보스턴의 해안에 놓인 인도를 따라 그녀가 예약한 레스토랑으로 향하는 동안, 그녀 또한 보스턴에서 몇 년간 공부했다는 걸 알았다. 내가 그려오던 그림의 팔레트와 같은 색을 한 이 도시가 이어준 인연에는, 우리가 서로 모르던 시간에 공유하는 비슷한 결이 있었나 싶기도 하다.
진정한 친구의 틀을 짜면 안 돼. 영원한 친구 그런 건 없어.
지금 이 시간의 나에게 다정한 사람들과 잘 지내면 돼.
영원이 없으니까 더욱 순간을 소중히 하는거야.
우리의 긴 삶에서 서로 타임라인의 구간이 맞닿은 순간들을 소중히 하자.
난 그걸 순간의 영원이라고 불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