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이야기나 고민은 잘 들어주지만 정작 내 이야기는 말 못 했던 경우가 많았다. 누군가에겐 방 정리를 도와주겠다며 솔선수범하면서도 내 방 정리는 뒤편으로 미룬 그런 날이 많았다.
스트레스를 받고 고민이 쌓여 마음이 답답할 때가 있다. 어지간하면 혼자 삭히고 생각하며 마음을 정리하지만 그러지 못할 때가 있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헬륨을 가득 채워 언제든지 하늘로 날아갈 듯한 들뜬 답답함이랄까. 누군가에게 전화나 하며 답답함을 달래보고 싶지만, 나만 바쁘고 나만 스트레스를 받는 게 아니니 마음은 더 답답해진다.
사실 누군가에게 잘 털어놓지도 못하겠다. 털어놓다가도 아차차하며 말하던 고민을 다시 숨겨버린다. 풍선이 하늘로 붕 뜨면서 나에게 멀어져 가는 듯한 기분에 다시 부랴부랴 줄을 낚아챈다.
외로움. 누군가 나를 도와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아닌, 나와 함께 걷는 사람이 있었으면 하는 외로움이 있다.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할까, 한참을 생각한 적 있다. 하지만 이것만큼은 아직도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르겠다. 시간이 흐르면 내 풍선의 크기가 점점 작아지겠지만 지금은 어떡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이렇게 끄적거리기라도 하면 좀 나아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