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수업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 딸아이가 물었다.
“아빠, 사람을 쉽게 믿으면 안 된다고 하던데, 맞는 거야?”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이렇게 답했다.
“사람을 믿는 데는 두 가지 길이 있어. 세상을 믿는 사람, 세상을 믿지 않는 사람. 둘 다 장단점이 있단다.”
단순하게 나누자면 사람은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세상을 믿는 사람과 믿지 않는 사람. 그리고 그 두 부류의 삶은 전혀 다른 길을 걷는다.
세상을 믿는 사람은 만나는 사람에게 의심보다 신뢰를 먼저 준다. 덕분에 편안한 관계를 유지하기 쉽다. 하지만 상대가 나를 속이려 할 때 큰 상처를 받는다. 쉽게 말해, 배신을 겪는다.
세상을 믿지 않는 사람은 늘 의심 속에 산다.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조차 ‘무슨 목적으로 나에게 호의를 베풀까?’ 하고 떠올린다. 덕분에 사람에게 상처받는 일은 많지 않지만, 동시에 마음 따뜻한 관계를 이어가는 게 어렵다.
“그럼 아빠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아빠는 상처를 받더라도 세상을 믿는 사람이 되고 싶어. 신뢰를 먼저 건네야 세상도 나를 믿어주거든.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금방 아물지만, 서로 믿지 못하는 관계는 일상에서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주거든.”
딸은 잠시 말이 없었다. 대신 내 손을 꼭 잡았다. 그 손의 온기 속에서, 나는 다시 한번 다짐했다. 세상을 믿는 사람이 되자. 그리고 그 믿음을 딸에게 물려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