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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보다 상대를 빛나게 하는 만남으로

인생수업

by 안상현

우리는 모두 외롭다. 이 외로움은 누군가와 함께하는 것으로 지워지지 않는 본질적인 외로움이다. 특히 이성을 만나는 행위가 오직 '나의 외로움을 채우는 수단'이 될 때, 그 관계는 결국 독이 되어 돌아온다. 혼자 외로운 것이나 함께 외로운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결핍을 채우려는 본능이 있다. 그래서 가장 가까운 상대를 그 구멍을 메울 '도구'로 사용한다. "당신이 나를 행복하게 해줘야 한다", "당신이 나의 부족함을 채워줘야 한다"는 무언의 기대가 관계의 중심이 된다. 이러한 만남은 두 가지 쓰디쓴 결과를 낳는다.


첫째, 의존성

상대방의 존재 자체가 나의 외로움을 가려주는 역할을 하므로, 관계는 사랑보다 의존으로 변한다. 상대를 잃을까 두려워하고, 잠시라도 혼자가 되면 다시 밀려오는 외로움에 빠진다.


둘째, 공동의 외로움

두 사람이 각자의 결핍을 채우려는 과정에서 진정한 내면이나 성장에 집중하지 못한다. 그 결과, 가장 가까이에 있으면서도 각자의 외로움에 갇혀버리는 공동의 외로움에 빠진다. 외로움을 해소하려던 만남이 외로움을 확장하는 꼴이다.


외로움을 채우는 만남이 독이라면, 그 해독제는 상대를 빛나게 하는 만남을 추구하는 데 있다. 이는 만남의 목적을 '나의 만족'에서 '상대의 존재 가치'로 확장하는 관점의 변화를 의미한다.


이러한 관계의 전환은 다음과 같은 전제 위에 가능하다.

첫째, 먼저 스스로 충만해질 것.

둘째, 상대의 고유성을 존중할 것.


진정한 연결은 두 사람이 각자의 외로움을 들고 와 합치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이 각자의 온전함을 들고 와서 함께 더 큰 빛을 만들어내는 모습과 같다. 이 만남 속에서 외로움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함께 견디는 소울 메이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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