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후의 생략된 내용을 포함하여 본 글은 "서울대생의 학습 코칭" 책으로 발간되었습니다.
한 번은 고액 과외로 유명한 한 수학 선생님에게서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비결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고액을 받을 만큼 학생들의 수학 성적을 쑥쑥 올리는 비기는 무엇이었을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그 수학 선생님이 전한 비법은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바로 학생의 현재 실력보다 딱 한 단계만 더 수준이 높은 문제를 학생이 풀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가 학생이 발전하여 그 난이도의 문제를 풀 수 있게 되면, 이제 그보다 딱 한 단계만 더 어려운 문제를 학생에게 건넨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학생들은 어느새 일취월장한다고 한다고 합니다. 만약 이 수학 선생님이 학생의 수준보다 두 단계 이상 높은 수준의 문제를 곧바로 학생들에게 건넨다면 어떨까요? 아마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아이들은 지나치게 높은 난이도의 수학 문제들을 바라보면서 부정적인 공부 인식을 형성하게 될 터입니다. 이 수학 선생님은 학습 난이도를 적절한 정도로 채택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이치를 파악한 분이 아닐까요?
학습의 난이도가 너무 쉬우면 학생이 발전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학습 난이도가 지나치게 어려우면 학생은 공부에 흥미를 잃을 수 있습니다. 그 공부가 너무 힘든 일로 느껴지기 때문이지요. 흔히, 많은 아이들이 지나치게 높은 학습 난이도를 고수하느라 공부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형성하게 된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사실 굳이 이렇게 될 필요가 없어요. 공부가 너무 지치는 일이라는 편견을 깨뜨리려면, 학습의 난이도를 적절한 수준으로 하향해야 합니다. 이 원리를 어떻게 우리 공부에 구체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까요? 그러기 위해 ①자신의 수준에 맞는 문제만 풀고, ②쉽게 쉽게 읽고, ③포모도로 기법을 적용하십시오.
①자신의 수준에 맞는 문제만 풀라
많은 학생들이 수학 문제집을 풀면서 겪는 일을 알아볼까요? 그들은 문제집의 쉬운 문제들은 신나게 쭉 풀어 나갑니다. 그러다가 터무니없이 어려운 문제를 만나면 그 문제에 붙들려서 계속 고민하고 고심하고 고뇌하다가 결국 고통의 늪에 빠지곤 하지요. 이제 이 수학 문제집을 푸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라는 인식이 아이들의 뇌에 각인될 터입니다. 굳이 이런 식으로 공부에 대한 인식을 헤칠 필요는 없잖아요?
수학 문제를 푸는 공부를 할 때 자신의 수준보다 너무 높은 고난도 문제는 차라리 풀지 말고 넘어가십시오. 예를 들면, 많은 수학 문제집은 문제를 난이도별로 분류해놓곤 합니다. 가장 쉬운 A 단계 문제를 풀고 나면, 중간 B 단계 문제가 모여있고, 그다음에는 가장 어려운 C 단계 문제가 있는 식입니다. 만약 우리가 B 단계의 문제들에도 어느 정도 어려움을 느끼는 상황이라면, 굳이 C 단계의 문제들은 풀려고 하지 말아요. 그냥 차라리 풀지 말고 넘겨버리십시오! 나중에 자신의 수학 실력이 명백히 상승하면, 그때 가서 C 단계의 문제들에 손을 댑시다. 단지 난이도별로 문제를 분류해놓은 수학 문제집 말고도 모든 종류의 수학 문제집에 이 원리를 적용하면 됩니다. 지나치게 어려운 문제는 그냥 넘겨 버려요.
이러한 원리를 수학뿐만 아니라 모든 과목의 다양한 학습 상황에 일괄적으로 적용해볼까요? 영어 독해 기출문제를 공부하고 있다고 가정합시다. 우리가 영어 독해에 대해 최상위권 수준이 아닌 한, 정답률이 매우 낮은 문제 즉 고난도 문제들을 차라리 풀지 말고 넘어가는 거예요? 보통 수준의 문제들을 풀고서, 나중에 실력이 상승했다면 그때 가서 그와 같은 고난도 문제를 풀지 말지를 결정해요. 이러한 방식을 우리 학습에 적용한다면, 어려운 문제들로 인해 진을 빼고서 공부가 싫어지는 일을 피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미 우리나 우리의 아이가 공부에 대한 깊은 부정적 인식이 빠져 있는 상태라면, 그런 상태일수록 학습의 난이도를 적극적으로 하향시킬 필요가 있답니다. 이 제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실력이 오르면 그때 가서 학습 난이도를 조금씩 다시 올리면 되거든요. 그러면 공부가 즐거워지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②쉽게 쉽게 읽으라
문제를 풀 때만이 아니라, 개념을 공부하는 때에도 학습 난이도를 낮출 수 있습니다. 아니, 다 같은 교과서를 공부하고 다 같은 개념을 공부해야 하건만, 도대체 어떻게 개념 공부의 난이도를 낮출 수 있다는 걸까요? 이제 다음과 같은 교과서의 부분을 공부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지요.
일반적으로 순서의 변화를 주지 않고 공부하는 방식은 이러합니다.
'1. 동양 윤리의 접근. 혜원 스님은 어쩌고 저쩌고.
유교 윤리. 중국 춘추 전국의 혼란기에 어쩌고 저쩌고. 맹자.. 순자.. 어쩌고 저쩌고. 인본주의. 이기주의. 어쩌고 저쩌고.'
음... 어렵다. ㅠㅠ
이런 식으로 교과서 한 페이지를 읽다 보면 어려운 내용 때문에 우리는 벌써 지칩니다. 그리고 다 읽었을 때 머릿속에 남는 것도 얼마 없습니다. 이제 순서의 변화를 주고서 전체 내용을 쉬운 것부터 공부해볼까요?
'1. 동양 윤리의 접근. (혜원 스님 이야기는 읽지 않고 넘어간다.) 유교 윤리. (유교 윤리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다 넘어간다.) 불교 윤리. (불교 윤리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다 넘어간다.) 도가 윤리. (도가 윤리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다 넘어간다.) 2. 서양 윤리의 접근. 의무론. (의무론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다 넘어간다.) 공리주의. (공리주의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다 넘어간다.) 덕 윤리와 도덕 과학적 접근. (이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다 넘어간다.)'
이렇게 읽는 것이 1단계 읽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1단계 읽기의 과정에서 윤리적 접근에는 크게 동양 윤리와 서양 윤리의 측면이 있으며, 동양 윤리에는 유교, 불교, 도가 윤리가 있고, 서양 윤리에는 의무론, 공리주의, 덕 윤리와 도덕 과학적 접근이 있음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제 그 다음으로 2단계 읽기의 과정을 해보지요.
첫 페이지의 경우, '유교 윤리'라는 소제목 아래에는 문단이 세 개가 있네? 첫 문단은 유교 윤리의 배경, 다음 문단은 유교 윤리의 지향, 마지막 문단은 유교 윤리가 주는 의의를 말하고 있구나.
이제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자.
다음 페이지에서도 이렇게 개괄적으로 쭉쭉 쉽게 읽으면 됩니다. 그 다음 단계에는 각 문단의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면서 읽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단계적으로 쉽게 쉽게 읽어 나가면, 어려운 전체 교과서 내용을 다 이해할 수 있지요.
그러니까 이 원리는 글을 읽을 때 선택적으로 부분만 읽으면서 넘어가라는 말과 일맥상통합니다. 교과서의 내용이 너무 어렵다면, 처음에는 '수박 겉핥기 식으로' 공부해볼까요? 수박 겉을 핥았다면, 그다음에는 조심스레 수박 껍질 벗기기도 하고, 씨 먼저 다 빼고, 마지막으로 수박의 붉은 과즙을 야금야금 먹자고요! 단계적이고 선택적으로, 쉽게 쉽게 개념을 읽어 나가시지요. 이러한 방식을 사용하면, 개념 공부의 난이도를 극적으로 낮출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