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나무를 깎아서 나무 인형을 만들어줬어. 조금씩 우리처럼 생김새가 다르도록 말이야.
어릴 땐 하나씩 들고 같이 엄마 아빠 놀이도 하고 그랬는데 말이야,
형들이 커가면서 하나씩 없어져 버렸지 뭐야.
첫째 형은 학교에 놓고 와버리고 둘째 형은 옆 집 친구랑 놀다가 줘버렸데.
셋째 형은 개를 아주 무서워하는데 혼자 걷다가 개가 따라오길래 멀리 던져버리고 집으로 뛰어왔어.
넷째 형은 나무 인형이 물어 뜰지 안 뜰지 궁금해서 시냇가에 던져봤다고 하고
다섯째 형은 심으면 더 큰 나무로 자랄까 싶어 산에 심고 왔데.
여섯째 형은 땅바닥에 그림 그리다가 머리가 똑 뿌리 져서 땅 속에 심어줬다고 하는데.
그리고 이제 겨우 내 것 하나 남은 그런 소중한 나무 인형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