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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kyleap Feb 17. 2021

삼십 대의 마음 가짐

나의 삼십 대에게

작년까지만 해도 나이를 만으로 계산하며 이십 대에 발을 얹어보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올해 서른 한 살이 되니, 이제는 본격적인 서른 줄로 들어선 느낌이다.


공자는 30살을 ‘이립’으로 부르며 뜻이 확고하게 서야 한다고 했었는데, 요즘 30살은 한창 팔팔한 청년이라 확고한 뜻을 세우긴 어린 나이인 듯하다.


‘서른 즈음에’를 서글프게 부르는 것보다 다가올 것들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하는 것이 더 어울린다. (물론 건강은 본격적으로 챙겨야 한다!)


1. 적당히 일하기. 풍성하게 경험하기

나의 이십 대를 돌이켜보면 아쉬운 이 있는데, 제대로 이십 대를 즐기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학생 때는 열심히 스펙을 쌓고, 회사에 입사해서는 너무 열심히 일만 한 것 같다. 그 과정에서 용기 내지 못하고 허투루 지나간 것들도 많고, 애지중지 아끼기만 하다가 똥이 되어 버린 것들도 많다.


대신, 후회 없는 삼십 대를 보내서 훗날 삼십 대를 회상할 때 아쉬움이 남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첫걸음으로 야근을 줄이고 회사 일은 적당히 하려 한다.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는 만큼, 회사를 위해 야근하는 것보다는 나의 현재에 온전히 집중하고, 부캐도 키워서 나의 스펙트럼을 더 넓혀보고 싶다.


삼십 대를 후회 없게 보내기 위해서는 또 뭘 해야 할까? 답은 꽤 명확하다. 해야 되는 체크리스트를 지워가는  대신, 현재를 살고 미뤄왔던 일을 하는 것. 그간 내가 미루고 유예시킨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 돌이켜보고, 진정으로 ‘해야 할 일’을 잘 정리해야겠다.


소소한 행복들, 떨리는 순간들, 마음이 아픈 순간들을 모두 경험하는 풍성한 삼십 대가 되길 바란다. 과연 언젠가 될지 모르겠으나 여행도 많이 하고 싶다.


사진은 2018년의 리스본인데, 스페인-포르투갈 여행 마지막 방문지가 리스본이라 체력 고갈로 놓친 것이 많아 아쉽다. 리스본은 언젠가 꼭 다시 갈 예정이다.


2. 38살의 내 모습

회사에서 함께 일하는 선배 중 친한 38살 동갑내기 선배들이 3명이 있다. 다들 각자의 매력이 있고, 커리어를 쌓아온 길도 다르다. 문제가 있을 때 문제를 피해 진도를 척척 빼는 분도 있고, 신중하게 고민하고 시간 투자를 많이 하는 분들도 있다. 결혼을 하신 분도 있고, 결혼을 하지 않은 분도 있다.  롤 모델 선배들을 보며 38살의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지 생각해본다.


7년 후의 나를 생각하는 것은 아직 베일에 가려 흐릿한 무언가를 보는 느낌이다. 나는 누군가의 롤 모델이 될 수 있을까? 그러나 확실한 건, 누군가의 롤 모델로 불리는 것보다 나는 나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누군가의 롤 모델이 된다는 것도 의미 있겠지만, 그보다 진짜 나의 모습을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내가 나의 좋은 롤 모델이 되길 바라본다.



3. 남은 인생 중 가장 젊고 팔팔할 때

나는 조금 뒤늦은 편이라 아직도 시작 단계인 일들이 많다. 본업, 부업, 관계, 자취, 운동, 배움 등. 아직은 결말을 알 수 없는 일들이 많고, 나의 세상을 향해 여전히 씨를 뿌리고 있다. 삶에 정답은 없으니 일단 살아보는 수밖에. 직접 살아보면서 나만의 정답을 만들어가기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좋아하는 릴케의 시를 인용하며 마무리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당신은 그 해답을 구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것을 직접 몸으로 살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제부터 당신의 궁금한 문제들을 직접 몸으로 살아보십시오.

그러면 먼 훗날 자신도 모르게 그 해답 속에 들어와 살고 있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릴케 -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중-



소소한 행복들, 떨리는 순간들, 마음이 아픈 순간을 모두 경험하는 풍성한 삼십대가 되길.

image by @robineggp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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