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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ankyouseo Jan 31. 2019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선배' (Intro)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의 행복을 알게 해 준 단어, 존재 '선배'

대학 시절, 누구나 겪게 되는 선후배간의 관계와 여기서 오는 어려움과 상처,

나 역시도 그 흔한 스물살의 학생이었기에 참 사람을 많이 믿기도 하고, 상처도 많이 받았더랬다.


물론 그 이후 나 역시 내가 받은 상처를 일부러든, 아니면 나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주고 있었을 것이다.

이 글을 빌어 나로 인해 상처 받았던 이들에게도 사과를 보낸다.


치열한 대학생활, ROTC 장교 생활을 하게 되며, 나의 대학생활은 군대라는 쉬어감 없이,

4년을 쉼 없이 달릴 수가 있었다.


대학 3학년 시절의 나는 고작 22살이었고,

집 문 밖에는 항상 언제든지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가며 '충성' 인사를 해야 하는 선배들이 

도사리고 있었고, 잘해보고자 했던 나의 열정은 다양한 상처들로 작아져만 갔다.


대학 4학년 시절의 나는 여전히 고작 23살이었고,

이제는 '충성'이라는 단어에서 자유로워 졌지만, 대학 4학년 고작 23살의 나이에,

나보다 나이가 많은 형, 누나들과 경쟁을 하며 지지 않기 위해 나이라는 장벽을 넘어서고 싶어,

내가 가진 것 이상으로 당당한 척, 대담한 척 했더랬다.


아마도 내게는 나보다 나이가 많은 선배라는 사람들이 내가 무언가를 배우거나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닌

경계해야 하고 이겨야 하는 존재로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후배들이 편하져 버린 것 같다.

사회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도 선배들보다는 후배들이 편하고 좋아졌다.


서른살을 기념하며 시작한 '마케터를 꿈꾸는 대학생 후배들을 위한 멘토링'도 그러한 취지에서 시작하였고,

회사 생활을 11년째 하고 있는 지금도 선배들에게는 가끔 예의없고 싸움닭 같은 후배일지라도,

후배들에게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선배'가 되고 싶어 하는 것만 같다.


11년째 겪고 있는 직장생활, 사회생활을 통해서 이제서야 깨닫게 된 하나는, 모든 사람이 날 좋아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그리고 나 역시도 누군가에게는 좋은 사람, 멋진 사람이고프다.

이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곳이 아니기에. 누군가에게는 그런 멋진 존재가 되고픈가보다.


10년 전 신입사원 시절, 야근을 하던 어느날 자리에서 일어나 옆자리에 계신 분들을 쭈욱 둘러본 적이 있다.

바로 옆에 선배님, 그 옆에 대리님, 건너편의 과장님, 뒷편의 차장님, 조금 더 멀리 보이는 팀장님, 상무님까지

그 누구도 행복해 보이지 않아, 누구를 보며 누구를 닮아가고자 노력해야 할지 도저히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더랬다.


10년이 지나 중견 사원 (과장) 이 된 지금도 그러한 느낌을 계속 받는 걸 보니, 이게 참 그냥 일반적인 

상황이구나 싶다.


사실 직장생활을 하며 나의 Role Model을 찾는 것은 사실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기본적으로 경쟁적인 업무 환경, 서로 다른 업무 방식과 라이프 스타일, 꼭 집어 누구 한명을 Role Model로 잡기에는 우리는 기본적으로 너무 다르고, 바쁘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의 인생의 소중한 찰나의 순간들에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선배' 정도는

있어 주면, 어려운 시기들을 조금은 더 현명하고,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브런치를 빌어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선배'로 글을 정기적으로 발행해보려 한다.

그 동안 마흔 명이 넘는 후배들을 멘토링하며 받아본 그들의 고민, 지금까지도 많은 후배들을 만나며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힘이 되어주려고 하는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정말 필요하지 않을까.


오늘 19 사번 신입사원 후배님들에게 교육을 했다. 나와 딱 10년 차이가 나는 그 친구들의 똘망똘망한 총기 어린 눈빛을 보니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져 입가에서 나오는 웃음을 일부러 막지 않았다.


오늘의 내가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선배'로 기억되어, 그들의 사회 초년병 시절에 큰 힘이 될 수 있기를,

큰 힘이 되지 못하더라도, 그들이 오늘하루 따뜻하고 또 아름다웠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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