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찍어둔 매장은 코너 자리에 아이스크림집이었다.
살고있는 아파트에서 50미터 내외의 초단거리에 위치했다.
먹자 거리가 끝나가는 골목에서 좀 더 들어간 코너 자리이다.
유동인구가 꽤나 있었다.
훗 날 인지한 사실이지만 유동인구는 헬스장과 24시 찜질방을 드나드는 인구였고
그 유동인구는 식당에서 밥을 먹는 행위와는 밀접하지 않았다.
아이스크림을 사기 위해 한두 번 들른 적은 있지만 눈도장을 찍고 싶었다.
시장 조사를 가장한 산책 때마다 아이들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사거나
일부 러들러 조그마한 간식거리라도 들려오곤 했다.
3달 가까이 산책을 하며 상권이 어떤가 유심히 보았다.
5월에서 8월 사이이니 날씨도 좋고 바로 앞 공원에도 사람들이 항상 많았다.
매장 자리에 관심을 보이니 적잖게 반가워한다.
대화가 순조로웠다.
권리금에는 바닥권리, 시설 권리, 영업권리가 있으나 우리가 들어가고자 하는 매장은
아이스크림 매장이었기에 바닥권리만 치르면 될 일이었다.
권리금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던 터라 그 개념 자체가 낯설었다.
1,500만 원을 부르던 바닥 권리금은 750만 원으로 낮추었다.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9월 2일 계약을 치렀다.
계약을 마치고 아이스크림집 사장 내외는 딸과 함께 제주도로 한 달 살기를 떠날 거라 했다.
계약 당일 권리금 계약서를 쓰고 난 후 상가 임대차 계약서를 훑어보던 중이었다.
lpg?
매장의 가스가 도시가스가 아닌 lpg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매장을 좀 더 상세히 봐야 할 나의 책임도 있었으나 처음부터 도시가스라고 설명을 들은 터였다.
계약을 물러도 되는 사유였다.
부동산 사장님에게 볼멘 소릴하며 나중에 20만 원 정도의 복비를 돌려받았다.
훗날 돌이켜보면
신이 주신 기회였지만
이미 눈은 멀어버린 뒤였다.
도시가스보다 lpg는 거의 두배 비싸다.
한 달 가스비가 많게는 70만 원가량이 나왔다.
월세가 75만 원인데 말이다.
뭔가 대단히 잘못된 단추인데 그걸 내가 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