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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수연 Sep 26. 2024

우당탕탕 신생아 키우기

일일육아 5 / 출산 18-23일

18일


 돌아오자마자 직수로만 수유하기 시작했다. 조리원에서는 가끔 유축도 하고 새벽에는 분유를 먹이기도 했는데, 아무래도 바로 젖을 물려 먹이는 것이 편할 것 같아 분유는 물론, 유축기 대여조차 하지 않았다. 조리원을 퇴소할 즈음에는 거의 직수만으로 아기의 생활이 돌아갔기에 괜찮겠거니 했다. 덕분에 지금 아기의 수유텀은 1시간에서 2시간. 산후도우미님이 있는 낮 시간에도 낮잠을 길게 잘 수 없다. 그 외의 시간에는 말할 것도 없고.


이것 참, 잘한 짓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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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금요일에 공휴일이 끼어서 산후도우미님이 없는 금토일을 보내게 되었다. 집에 도착한 지 삼일째이지만 아직도 모든 것이 우당탕탕이다. 아기의 꿍가를 닦고 화장실에서 돌아오던 남편이 물에 젖은 아기 엉덩이를 보여주며 말했다. "이것 봐. 나 깨끗하게 닦았지." 바로 그 순간 아기 2차 볼일을 시작했다. 나머지는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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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태열이 올라왔다. 태열이라는 건 사실 의학적인 단어는 아니라고 한다. 신생아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피부에 트러블이 생기고, 온도와 무관하게 생기는 경우도 많다. 인을 모르니 부모들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본다. 온도를 낮추고, 옷을 시원한 소재로 바꿔 입히고, 보습크림을 수시로 바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전되지 않으면 약한 스테로이드를 처방받거나 자연치유를 기다린다. 신생아 촬영이 코앞이라 약을 바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결국은 후자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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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신생아 촬영을 출장으로 불러, 작가님이 집으로 왔다. 젊은 아기 엄마 작가님이어서인지 아기를 다루는 기술이 아주 능숙했다. 예쁜 배경과 꽃을 깔고 천으로 아기를 꼭 말아 눕힌 채 손에는 꽃 한 송이도 쥐어주었다. 태열도 감춰지는 귀여움이었다. 아기가 울면 작가님이 아기 귀에 대고 음- 하는 진동 소리를 내었다. 그러면 금세 아기가 조용해졌다. 아기가 더 크게 울면 작가님도 더 크게 소리를 내었다. 아기를 달래는 노하우라고 했다. "아기 소리보다 더 크게 내서 울음소리를 덮어버리세요." 작가님이 깔깔 웃으며 말했다. 아니 이런 꿀팁이라니. 받아 적을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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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시에서는 주는 아기 출산 축하 케이크가 도착했다. 세금으로 주는 선물일 텐데 기왕 주는 거 좀 더 맛있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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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산후도우미 이모님이 음식물 쓰레기를 버려주고 거실 화장실 청소 해주 점심으로 순두부찌개에 애호박전을 차려주셨다. 가 좋아하는 메뉴들 앞에 앉아 숟가락을 드는데 무 감격스러워 눈물이 찔끔 났다. 산후도우미 이용 기간을 3주로 결제했는데 벌써부터 혼자 남을 날들이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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