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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외투 Jan 29. 2017

짜장면도 왔어요

우리 차량의 적재함은 세 개로 분리되어있다.

상온실, 냉장실, 냉동실.

그래서 일반 가공식품 및 생필품은 물론 채소나 육류 같은 냉장식품과 아이스크림 같은 냉동식품도 배송이 가능하다.

그런데 3년 전쯤인가 보온박스와 피자용 스티로폼 박스가 지급되었다.

그러니까 치킨이나 튀김류같은 보온이 필요한 식품과 매장에서 구워낸 피자를 배달하기 위함이었던 것.

지금은 치킨이나 피자배달도 자연스러워졌다.

처음에는 피자박스를 세웠다가 반품된 찌그러진 피자를 나눠먹기도 하고...


그보다 더 몇 년 전,

마트에서 치킨을 판매한다고 했었을 당시에는 '이제는 치킨까지 팔아먹느냐'며 골목상권 위협에 대한 언론보도가 화제였고 또 마트의 치킨 판매가 일시 중지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판매는 물론 배달까지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어버렸다.


기사들끼리 '이제 철가방도 지급되는 거 아냐...'라며 씁쓸한 농담을 하기도 했지만서도.

사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짜장면도 배달하고 있었다.

그것은 분명 짜장라면이 아닌 짜장면이었다.

직화 짜장면, 볶음 짜장면, 진 짜장면, 쌀 짜장면...

어디 짜장면뿐인가.

홍대 짬뽕, 신당동 떡볶이, 부산 밀면, 평양냉면, 함흥냉면, 언양불고기, 새우볶음밥, 초밥...

소비자 입장에서는 편리해졌겠지만

조용히 사라진 '골목상권 보호'와 함께

어느새 야금야금 골목골목 코 묻은 동전 한 닢까지 싹싹 긁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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