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가르는 명상

우리가 생각한 모습이 된다.

 매일을 지내다 보면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음악을 듣거나 잠깐 휴식을 취하거나 아니면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다.

나에게 효과가 있었던 것은 김윤아의 ‘고잉홈’ 이란 노래를 계속 듣거나 혹은 생각을 정리하는 글을 쓰거나 하는 것이다. 하루를 지나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의견과 스스로의 생각을 이 하루를 채울까. 그냥 흘러가 버리는 것 같지만 그 작은 먼지들이 몸에 쌓인다. 어깨에 손등에 머리에 쌓여있다. 선풍기 날개에 앉은 먼지처럼 바람 불면 금방 날아가 버려야 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단단히 붙어있다. 그렇게 매일이 정신없이 돌아가는데도 그 먼지들은 점점 더 쌓여만 간다. 신기할 따름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작은 시간의 생각들이 시간이 지나서 나를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 생각한 모습이 된다.

생각만으로 어떻게 주어진 현실을 설명할 수 있느냐 하지만 돌이켜 보면 내가 포기하거나 내가 적극적으로 행동한 생각의 결과물들이 결국 오늘의 나를 만든다는 것이다. 이중 대부분은 타고난 성격이라는 필터라 매사를 걸러내는 방식일 것이고 '사람은 안 변한다'라는 것은 이 필터가 고정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반명 '어떻게 네가 이렇게 변할 수 있어?'라고 하지만 그것은 그 사람의 본질이 변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상상한 나의 착각이었을 것이다. 

 남을 탓하기보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이 많아졌다.

다른 사람을 탓하기엔 내가 걸어온 길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환경을 탓하고만 있기에는 당장 감당해야 할 일들이 많기 때문에 핑계만 댈 수 없기 때문이다. 

바람을 가르며 자전거 페달을 밟듯이 뚷고 가야 한다. 손으로 잡히지도 않는 공기층이라도 달리면 느껴진다.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없는 허공이 움직여 달리고 더 빨리 가고자 할수록 나를 잡는다. 때로는 그것이 시원한 바람일 수 있고 때로는 나를 앞으로 나아가는데 저항하는 항력이기도 하다. 

모든 것은 움직이지 않으면 생기지 않는다.

  앞으로 나아가려 하면 당연히 생기는 저항이다. 

날아오르기 위해서는 이 저항을 견디면서 심지어는 더 빨리 앞으로 나아가며 결국 양력을 일으키는 무언가를 펼쳐야 한다. 지금 나는 어디쯤을 달리고 있을까? 뭔가 힘이 드는 것 보니 가만히 있는 건 아닌가 보다.

문제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활주로를 달리고 있는지 아니면 그 반대로 혹은 수풀을 헤치고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