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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크티 Feb 28. 2022

테마주에 투자하면 안 되는 '보통사람'

테마주 시초는 1711년 영국 '남해회사'…아이작 뉴턴도 20억원 잃어

'NE능률 수익률 367.5%, 이스타코 수익률 343.9%…'



NE능률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올해만 300% 넘게 올랐습니다. 최대 주주가 윤 후보와 같은 '파평 윤씨'인 게 테마라네요. 이스타코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테마주입니다. 부동산 임대사업을 하는 이스타코는 이재명 후보의 '기본 주택' 정책 테마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대선 시즌이 다가오면서 대선 테마주가 다시 기승입니다. 수익률만 보면 저도 투자하고 싶을 정도로 달콤해 보이는데요. 하지만 테마주는 아무나 투자해서는 안 됩니다. 테마주의 '시초'를 알면 제 말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겁니다.



테마주의 시초는 1711년 영국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때 영국 정부는 국채를 마구 발행하면서 상당한 빚이 생겼습니다. 정부의 재정 부담이 커지자 영국 정부는 묘안을 냅니다. 전직 재무장관을 앞세워 남미와의 무역을 전담할 주식회사인 '남해회사'를 설립한 것입니다. 남해회사는 주식 발행을 통해 영국정부의 부실채권을 떠안고 대신 돈이 되는 노예무역을 독점할 수 있는 특권을 얻었습니다.



남해회사는 국채를 사서 자사주로 교환을 해줬는데요, 이때 발 빠른 사람들은 55파운드의 국채를 미리 샀다가 회사 설립 후 액면가 100파운드짜리 남해회사 주식으로 교환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남해회사의 영업은 쉽지 않았습니다. 남미 지역은 당시 스페인 제국이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남해회사는 특권을 받은 지 6년 만인 1717년에야 1년에 단 한 번 남미에서 교역을 할 수 있게 됐는데 이익을 내지 못했고, 다음 해엔 스페인과 영국 사이에 전쟁이 벌어지면서 영국 선박의 입항이 전면 금지됐습니다.



이후 남해회사는 금융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정부 로비를 통해 회사 주식을 일반에 공개할 수 있는 권리를 얻어냈습니다. 1720년 6월초 액면가 100파운드짜리 주식이 890파운드까지 치솟았고 8월 초에는 스페인으로부터 남미 지역 전 항구에 대한 기착권을 따내고 새로운 금광을 발견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1000파운드까지 급등했습니다. 불과 6개월 새 1000%가 오른 셈입니다.



주가가 1000파운드까지 오르자 매수하려는 이들보다 매도하려는 이들이 더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신용으로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들이 불입금을 납부할 날도 다가왔습니다. 특히 1720년 6월 영국정부가 ‘거품방지법’을 통해 무허가 주식회사를 단속하고 정부 관료들이 주식을 팔아치우기 시작하자 이 소문을 듣고 사람들은 앞다퉈 주식을 매도했습니다. 결국 주가는 9월에 150파운드, 12월에는 124파운드까지 주저앉았습니다.



남해회사 주식을 너도나도 살 때 유명한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을 비롯해 로빈슨 크루소의 저자인 대니얼 디포까지 주식에 투자했다고 합니다. 이때 뉴턴은 현재 한화로 20억원이 넘는 거액을 잃은 것으로 알려집니다. 당시 뉴턴은 "나는 천체의 움직임까지도 계산할 수 있지만 인간의 광기는 도저히 계산할 수가 없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남해회사의 영어 명칭은 ‘South Sea’입니다. 이 회사가 발행한 주식이 급등하자 세간에서는 ‘남해에 거품이 일었다’는 말이 유행했다고 합니다. 이를 시작으로 시장의 과열을 이야기할 때 ‘거품(버블)’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됐습니다.



테마주에 투자하려는 이들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정보의 피라미드 구조 속 최소한 중간 이상에라도 있는 것 같나요? 남해회사 사태에서 나오는 정부관료 정도의 위치에 있나요? 아이작 뉴턴도 수십억원을 날린 게 테마주 투자입니다.



테마주로 유명해진 종목의 공시를 보면 그 회사의 최대 주주들은 주가 급등을 이용해 본인들의 주식을 매도해 이익을 챙기고 있습니다. 심지어 일찍이 본인의 주식을 자식에게 증여해 자식들이 해당 주식을 매도하는 방식으로 재산을 불리고 있습니다. 테마주 열풍에 웃고 있는 이들은 누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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